경제·금융

[힘모아 다시뛰자] (2)정치권, 이제 희망의 싹을 틔워라

“염치가 없지.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십시오”(참여연대) 지난 한해 동안 쌓이고 쌓였던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지난 연말의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 부결로 폭발하고 있다. 단지 동료라는 이유로 파렴치한 범죄 혐의자를 싸고 도는 꼴불견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오죽하면 차라리 국회를 해산시키는 게 낫겠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어떤가. 정치권에서 입만 열면 얘기하는 `민생`이 그야말로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하루 40명 가까운 사람이 `삶의 희망`을 잃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고 카드빚 때문에 벌어지는 사고나 흉악한 범죄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사회안정의 중심이라고 일컬어지던 중산층은 일자리 감소와 내수부진의 지속으로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반면 하류층은 급증하고 있다. 신용불량자 수가 400만명을 육박하고 있고 이혼율도 50%에 가까워 지면서 곧 세계최고의 이혼국가가 될 것이라고 국가가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특히 이혼율의 급증은 IMF체제 이후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가정경제의 몰락이 가정 자체의 해체를 몰고 오고 있다. 사람은 어려움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다.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열심히 살기를 포기하고 생명마저 포기한다. 우리시대 최대의 문제는 `희망의 부재`다. 중산층들이 이제 스스로 자신들이 중하층으로 전락했다고 느끼는 점도 중요하지만, 어느 설문조사 결과는 이들중 90% 이상이 앞으로 5년후에도 삶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보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한해 우리 정치는 많은 일들을 겪었다. 집권당이 분당하면서 이유야 여하튼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자신을 후보로 만들어준 정당을 탈당했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까지 수사대상으로 가차없이 수사하면서 역사상 최초로 대선자금 문제가 뿌리에서부터 몸통까지 전면에 드러나고 있다. 새로운 탄생은 산고(産苦)를 동반한다.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당장은 혼란으로,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으로 비취지기도 하지만 국민들은 이 과정을 거쳐 우리 정치가 좀더 투명하고 깨끗하고 지역주의가 극복되길 바라고 있다. 어떻게 선거 때마다 한 그룹당 백억원 이상씩이나 되는 불법자금을 정치권에 `갖다 바치면서`우리 기업과 경제가 깨끗하고 투명하고 경쟁력이 있길 기대할 수 있을까. 따라서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조기에 마무리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상처의 겉만 덮고 속은 곪아 터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많다. 다시 태어나기 위한 고통은 뒤로 미룰 것이 아니라 지금 겪어 버려야 후회도 없고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에도 좋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과정속에서 정치권은 진정한 반성을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 정치가 그래서 국민들에게 `고통과 부담`이 아닌 `희망과 존경`의 상징으로 자리잡을수 있어야 한다. 국회가 소모적인 정치적 투쟁만 일삼는 곳에서 벗어나 민생과 정책, 미래를 논하는 생산적인 장으로 변모해야 한다. 지금 흩어질대로 흩어진 민심을 통합하고 국민들에게 다시 일어날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던져줘야 한다. 특히 경제도약의 발목을 잡는 정치가 아닌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하는 매개체가 돼야 할 것이다. 올 4월에는 총선이 있다. 우리 정치권을 `깨끗하고 투명하며 희망이 있는 집단`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이 우리에게 `희망의 증거`가 될 수 있도록 `괜찮은 인물`을 뽑아야 한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

관련기사



안의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