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합의문 도출 진통…장관급회담 사흘째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사흘째인 31일 남북은 수석대표 및 대표 접촉을 갖고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북측이 쌀 차관 제공을 유보한 남측에 강하게 항의, 절충안을 찾지 못하고 진통을 겪었다. 남북은 이날 오후 늦게 공동 보도문 초안을 교환, 합의문 도출을 위해 여러 차례 수석대표 및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양측이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참관지 방문을 취소하고 오후2시30분부터 수석대표 접촉을 벌이면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섰다.
회담 대변인인 고경빈 통일부 정책홍보 본부장은 "1시간 동안 수석대표 접촉이 있었는데 북측은 쌀 차관 합의 이행 문제를 제기했다"며"우리 측에서 쌀 차관은 신의로서 제공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합의 이행에 있어 여러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쌍방이 함께 방법을 찾자고 얘기했으며 연락관 접촉을 통해 후속 접촉을 갖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고 단장은 다른 의제에 대해 논의가 안되고 있냐는 질문에 "원론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해 사실상 쌀 차관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2ㆍ13 합의 이행에 따라 쌀 차관 제공 속도와 시기를 조절하겠다'는 기존 정부 입장에 변한 게 있냐는 질문에도 "변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남측은 수석대표 접촉에서 전날 제안했던 국방장관회담 개최, 철도 단계적 개통 문제 등 '한반도 평화정책'에 관한 의제에 집중한 반면 북측은 쌀 차관 문제뿐 아니라 한미 합동군사훈련, 국가보안법 폐지 등 기존에 강조해온 '3대 장벽' 철폐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회담 마지막날인 1일 전체회의를 연 뒤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나 회담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입력시간 : 2007/05/31 1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