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앞에 국민들은 의연하게 대처, 헛점을 보이지않았다.15일 오전 서해안 연평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북한군과의 교전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긴장감 속에서 하루종일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큰 동요없이 차분하게 일상에 전념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서울과 수도권 일대의 대형 할인매장과 슈퍼마켓에서는 과거 비상사태 속에서 흔히 보였던 사재기 현상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분당 E마트의 조한용영업팀장은 『아침부터 교전소식이 전해지면서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들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였다』며 『매장을 찾은 손님수도 평소 수준이었으며 사재기 현상도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 잠원동 킴스클럽 역시 이날낮 매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한산한 모습이었으며 안양 평촌 킴스클럽 역시 오후2시가 넘도록 라면·부탄가스 등을 박스채 사가는 사람은 한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출근직후 교전소식을 접한 직장인들은 잠시 일손을 멈추고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의 전개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주부들도 이웃끼리 모여 외출을 삼간채 TV속보에 눈과 귀를 모은채 불안함을 달랬다.
주부 정소영(28·서울 동작구 사당동)씨는 『솔직히 걱정은 되지만 이럴때일수록 우왕좌왕하는 혼란스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역·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 주요 역과 터미널 대합실에서는 여행객들이 TV앞에 모여서서 방송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은 교전상황이 10여분만에 끝났다는 소식에 다소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길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춘채 가전제품 대리점 앞에서 TV뉴스를 유심히 지켜봤으며 운행중이던 차량들도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시내 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전달되는 뉴스속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국민들은 이번 사태가 국제사회에서의 우리나라의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경기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무역대리점을 운영중인 임곤택(35·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씨는 『외국의 거래처에서 국내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더이상 사태가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발표, 북한에 도발행위를 비난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청했다.
민주개혁국민연합은 『북한측의 이번 행동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민연대회의도 『정부와 여야 정치인들은 국가안보를 확고히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재발방지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금강산관광과 민간인의 대북접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오후들어 서해안 일대가 다시 평온을 찾았다는 소식을 접하자 긴장감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한편 교전이 벌어진 연평도 주민들은 부두로 나와 이날 오전 출항했던 어선의 귀항을 애타게 기다렸다. 주민들은 어선들이 무사히 귀환하자 안도하면서도 『이러다가 전쟁이라도 나는게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강원도·경기도 일대 접적지역 주민들 역시 교전 소식에 불안감을 나타내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였다. 민통선내 마을로 200여 가구가 모여사는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주민들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농사를 짓는등 큰 동요는 없었다.
분단의 상징인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마을 240여명의 주민들은 이날 오전 일찍 논밭에 나가 농사일을 하다 교전 소식을 접한뒤 크게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국군 2명의 무장호위속에 조심스럽게 농사일을 계속했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