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가격이 1억원이나 올랐는데 전세 내놓으시죠.’ 잠실 파크리오 아파트 보유자인 김화영(35)씨는 최근 중개업소로부터 이 같은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 박씨는 지난해 10월 직접 입주하는 것과 전세 세입자 구하기를 고민하다 전세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해 실입주를 마친 파크리오 아파트 보유자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잠실 인근의 전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이미 입주를 마친 잠실 인근 아파트 분양자에게 전세 매물을 권유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전세 매물이 저렴한 가격으로 빠른 속도로 소진되면서 전세 매물을 확보하지 못한 중개업소들이 전세 계약을 위해 아파트 보유자들에게 전세 계약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잠실 일대의 아파트 가격은 3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입주 기간이 끝난 파크리오 아파트 108㎡형은 전세 가격이 2억원선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3억원까지 올랐다. 이 같은 상황은 인근의 잠실 엘스(주공1단지)와 리센츠(2단지) 역시 마찬가지다. 엘스 109㎡형은 지난해 11월 입주 당시만 해도 전세 가격이 2억5,000만원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3억5,000만원까지 급등했다. 두달 만에 1억원이 오른 셈이다. 리센츠 110㎡형은 입주 당시 2억6,000만원에서 3억2,000만원까지 뛰었다. 이 같은 전세 가격 급등은 잠실 일대의 입주 초기 2만여가구의 신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 가격이 약세를 보이자 가격 메리트를 노린 세입자들이 몰렸지만 이들 물량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잠실의 한 중개사는 “잠실 아파트 전세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전국 각지에서 전세 문의전화가 봇물을 이룰 정도였다”며 “하지만 급매물이 소화된 후 발길을 돌리는 세입자 대신 더 오르기 전에 전세 계약을 서두르는 계약자들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유는 겨울철 학군 프리미엄을 노린 세입자들이다. 강남권의 학군 프리미엄을 노린 학부모들로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 대치동과 도곡동 일대의 전세 가격도 불과 2주 만에 주택형별로 500만원에서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진영 닥터아파트 전임 애널리스트는 “통상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겨울철에 강남권의 학군을 노린 전세 수요가 많다”며 “최근에는 역전세난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세 가격 약세를 이용해 강남 전세를 노리는 수요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