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경제 규모는 얼마나 될까. 세계은행이 발표한 ‘세계발전지수(World Development Indicators 2007)’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말을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7,900억달러, 세계 12위에 해당한다. 12위라는 순위가 그럴듯해 보이지만 우리의 주요 시장이자 경쟁 상대와 비교할 때 미국의 15분의1, 일본의 5분의1, 중국의 3분의1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안타까운 사실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만달러를 돌파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2만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는 요인은 좁은 국토와 내수시장의 협소함, 그리고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의 부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양질의 인적자원과 한국인들 특유의 열정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화돼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많은 기회가 있다. 시장이 좁아 더 이상 살 사람이 없으면 더 큰 시장에 가서 팔면 되고 제품을 만들 재료가 부족하면 재료가 풍부한 곳에 가서 만들면 된다. 시야를 국내에만 한정하면 세계 시장의 2%밖에 누리지 못한다. 그러나 해외로 돌리면 무한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 세계가 우리나라를 부러워하는 것은 고부가가치 하이테크 분야의 기술력이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반도체 및 정보통신ㆍ소프트웨어ㆍ바이오 등의 신산업 분야에서 밤낮 없이 연구의 불을 밝히고 있는 코스닥 기업들이 있다.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는 이달 초 코스닥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 투자환경조사단을 구성해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했다. 이들 나라에서는 자국이 조성한 정보기술(IT) 파크(park)에 코스닥 IT기업을 유치해 우리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어했다. 특히 자원이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이 커 최근 주목받는 카자흐스탄의 경우 알마티시 근방에 알라타우 IT시티를 조성, 세제 및 관세 등에 특혜를 주며 외국 IT기업을 유치하려고 부심하고 있었다.
기업의 성장 기회를 마련하는 데 있어서 해외 진출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4%대에 불과하지만 중국이나 카자흐스탄과 같은 국가들은 10%대의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최고의 강점인 기술력을 자랑스러워하며 그 기술력을 부러워하는 외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고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