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2·3세 모임/친목보다 「정치보험」에 무게

◎정·관계 등과 인맥형성 통해 이권 커넥션 구축/김현철씨와 친분 일부인사 「특혜」 루머도 돌아국회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와 재벌 2, 3세간 친목단체인 「황태자 클럽」 결성설이 제기된 것을 계기로 총수로부터 경영권을 대물림한 2, 3세경영인들의 다양한 클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는 재벌 2, 3세들이 학연·지연 등으로 다양한 클럽을 결성해 교분을 유지하고 비즈니스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김현철씨파문에서 드러났듯이 재벌2, 3세들은 정·관·법조계·학계 등의 핵심 또는 차세대 스타들과 끈끈한 인맥을 형성해 만일에 대비한 정치보험을 들고 사업상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게 재계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문민정부들어 그동안 청와대의 「젊은 부통령」과 친분을 유지해 온 일부 젊은 총수들이 공기업인수 등 재계의 이권사업에서 「결정적인 특혜」를 입었다는 루머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현재 재벌 2, 3세들의 클럽으로는 ▲YPO(Young President Organization, 회장 문대원 코리아제록스부회장) ▲경영연구회(회장 정몽윤 현대할부금융회장) ▲푸른회(회장 이종철 (주)풍농부사장) ▲크림슨포럼(회장 조남호 한진건설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YPO는 「미니 전경련」이라 불릴만큼 주요그룹의 젊은 오너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2세 모임으로는 가장 큰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또 김현철씨와의 연루설로 곤욕을 치른 경영연구회는 2세 모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미국 등 외국에서 유학한 30대에서 40대의 오너를 비롯하여 중소기업의 2·3세, 학계의 소장교수 등이 포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푸른회는 30대가 주축으로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창업세대에 비해 부족한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정기모임을 가질 때마다 각계전문가를 초청, 세미나와 토론을 갖는 등 「젊은 오너들의 공부하는 클럽」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같은 클럽들은 공식적으론 회원간 친목을 도모하고 세미나 등을 통해 경영노하우를 습득하고 경영정보를 교류하기 위해 발족됐음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권력층과의 줄대기를 통해 만일에 대비한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사업상 도움을 얻기위한 든든한 연줄로 활용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푸른회가 지난 92년 대선을 앞두고 박찬종 신한국당 고문, 조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김영삼 대통령의 경제가정교사역할을 했던 차동세 KDI원장 등 유력인사들을 초청, 세미나를 가진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일부 젊은 총수들이 클럽을 통해 알게 된 권력층과의 친분을 이용, 사업확장과 기업인수에 적극 활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회 등에서 제기되는 재벌 2, 3세 클럽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것도 많다. 예컨대 임채정 국민회의의원이 국회에서 폭로한 김현철씨의 경영연구회 를 발족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는 공식멤버로는 가입돼있지 않다는게 경영연구회측의 주장이다. 그가 젊은 오너들 모임에 초청인사로 참석해 토론을 벌이고 정치·경제·사회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재계의 분석이다. 어쨌든 재벌 2, 3세들의 클럽은 친목도모 등 긍정적인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 클럽은 정·관·재·법조계 등 한국상층부의 거대한 유착커넥션을 형성해왔음도 부인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이의춘·박형준> ◎YPO/40대 이상 총수들 포진 “미니 전경련”/김석준 쌍용·김승연 한화회장 등 참여 YPO는 40대이하 회장·사장급 등 2세 경영인으로 구성돼 재벌총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전경련에 비유, 「미니 전경련」으로 불린다. 지난 66년 김상홍 삼양그룹,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설립한 한국YPO는 김석준 쌍용, 김승연 한화, 현재현 동양그룹회장을 비롯해 설원봉 대한제당회장, 이운형 세아그룹회장 등 유력그룹의 젊은 총수들이 대거 가입해있다. 여기에 이웅렬 코오롱, 최용권 삼환그룹회장을 비롯래 문대원 코리아제록스회장 등이 포진해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조카인 이재관 새한미디어사장이 막내뻘이다. 원래 미국에서 출범한 YPO는 현재 전세계에 7천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국제적인 조직으로 텍사스에 본부가 있으며 각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YPO의 가입자격은 40세이전에 대표이사를 맡고 회원 2명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또 50세가 되면 정회원에서 자동적으로 물러나 명예회원이 된다. 한국YPO에는 이동찬 명예회장을 비롯해 강신호 동아제약회장, 조석래 효성그룹회장, 박영일 대농그룹회장 등이 명예회원으로 있다. YPO회장의 임기는 1년으로 지난해까지 조수호 한진해운사장이 회장을 맡았으나 올들어 문대원 코리아제록스회장이 바톤터치, 오너 2·3세들의 가교역할을 하고있다. 한국YPO는 ▲젊은 경영인끼리 부족한 경험을 나누고 ▲선배경영인들의 조언을 받기 위한 친목단체로 설립됐다. 특히 회원들 대부분이 외국에서 교육받아 한국사회에서 중시되는 인맥에서 취약한 것을 보완하고 한국처럼 규칙대로 사업하기 어려운 곳에서 나름대로 배우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문대원 한국YPO회장은 『월1∼2회 조찬모임을 갖고 외국에서도 전세계경영인들이 모여 유니버시티행사를 여는 등 국제적인 비즈니스커넥션』이라고 말했다.<이의춘> ◎경영연구회/해외유학파 100명 “최대규모 회원”/김현철씨 가입 여부로 곤욕 치러 경영연구회는 지난 88년 30대 초반에서 40대초반의 해외유학파 2세들을 주축으로 결성됐다. 현재 1백여명의 회원을 보유, 재벌 2, 3세 친목단체중 최대규모다. 한국YPO가 창업주의 장자들이 많은 데 반해 경영연구회는 유학파 2, 3세들이 주로 가입해있다. 경영연구회는 김현철씨의 회원가입 여부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나 그가 공식멤버는 아니라고 주장. 그러나 한보사태의 핵심인물인 정보근 한보그룹회장이 이 멤버여서 관심을 끈다. 주요 회원으로는 정몽원 한라그룹회장, 김호연 빙그레회장, 이만득 삼천리회장을 비롯 중견기업인 모나미 송하경 사장, 양회문 대신그룹 부회장, 김택수 전 국회의원(작고)의 아들인 김중민 국민생명 부사장, 이의종 쌍방울상사대표, 김원중 극동건설계열사인 과천산업개발사장, 주진규 사조상호신용금고사장, 김석동 쌍용증권사장, 김재하 전 삼도물산부사장 등이 주요 멤버다. 또 LG그룹 구태회 고문의 장남으로 미국 프린스턴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구자홍 LG전자사장도 이 모임의 회원으로 오너이면서도 전문경영인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부도로 쓰러진 우성그룹의 최승진 전회장도 이 모임의 멤버다. 경영연구회는 한국YPO와는 달리 중소기업 2∼3세 경영인과 대학교수 등에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지난 88년 김호연 빙그레회장 등이 경기고 선후배들을 모아 30여명의 모임으로 출발했다. 반면 김호연 회장의 형인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은 한국YPO멤버이다. 대부분 화려한 유학경력을 갖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장대환 매일경제신문사장이 초대회장을 역임했으며, 김일섭 삼일회계법인대표, 문대원 코리아제록스부회장 등이 그뒤를 이었다. 현재는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윤 현대할부금융회장이 회장을 맡고있다. 활동이나 운영방식은 한국YPO처럼 월 1회 호텔 등에서 모여 전문가를 초청하거나 주제발표자를 정해 세미나를 벌인다.<이의춘·이용택·김기성> ◎푸른회/서울 중앙고 동창생 주축 93년 발족/김석동 쌍용증권사장 등 30여명 가입 「푸른회」는 30대 중반의 재벌 2, 3세들의 친목모임으로 최근 공식적인 활동이 두드러져 주목을 끌고있다. 지난 93년 11월 발족된 푸른회는 당초 중견기업들의 창업2세들 중에서 70년대말 서울고 중앙고를 졸업한 동창생들이 「토론과 연구를 통해 한국사회의 국제화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푸른회는 경영연구회, 한국YPO 등 다른 젊은 경영자들의 모임과 달리 구성원이 같은 또래의 관계 학계 법조계 인사 등 다양한 계층의 소장파 선두주자 30여명이 가입해있다. 현재 회장은 이종철 풍농부사장이 맡고 있다. 이들은 매주 둘째주 월요일에 호텔신라 등 서울시내 호텔에서 정기적인 회동을 갖고 회원상호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정보를 교환하면서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을 강사로 초청, 세미나도 열고있다. 창업2세로는 김석준 쌍용그룹회장의 동생인 김석동 쌍용증권사장, (주)태창 이기전 회장의 차남 이주영사장, 전중윤 삼양식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삼양식품사장, 김준성 전 부총리의 3남 겸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사위인 김상범 이수화학부사장 윤세영 SBS회장의 장남인 윤석민 SBS기조실장 등이 대표적이다. 또 정상영 금강고려화학의 차남인 정몽익(주)금강전무, 대유증권 이준영 회장의 손자인 이종훈 대유통상 전무, 구자경 LG그룹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구자승씨의 장남 구본걸 LG그룹 회장실 M&A팀장(상무), 민영빈 시사영어사회장의 장남인 민선식 시사영어사사장도 멤버다. 이와함께 박진 청와대 비서실 정무비서관, 김용균 대우그룹 고문변호사, 유진수 숙명여대 교수 등 관료, 법조계 학계소장들도 눈길을 끈다.<이의춘> ◎크림슨포럼/고대출신 오너중심 지난 19일 출범/조남호 한진건설사장 등 40여명 멤버 고려대 출신의 젊은 오너경영인들은 지난 19일 조선호텔에서 「크림슨 포럼」이라는 친목단체를 결성했다. 한진건설의 조남호 사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 모임에는 김현배 삼미그룹회장, 김태형 한신공영회장, 유시호 화천공영회장, 서영배 태평양종합산업회장, 이만득 삼천리그룹회장, 유상덕 삼탄회장, 박승주 미륭상사회장, 김윤삼 양사사장, 김형일 일경물산사장, 이재현 제일제당 부사장, 신동원 농심부사장 등 재계 오너경영인 4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최고 연장자인 조회장이 47세로 모두 40대의 젊은 오너로 구성돼 있다. 크림슨 포럼은 각종 경제·경영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고 모교인 고려대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모임은 고려대가 최고경영자과정 등 사회유력인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에 맞수인 연세대에 비해 등록율이 저조하자 세를 과시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포럼의 일부 인사들은 그동안 김현철씨와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오너경영인들의 정계와 「줄대기」의 징검다리로 활용되지 않았느냐는 눈총도 받아왔다. 이에따라 결성준비과정에서부터 언론에 알리기를 꺼려온 고려대는 최근의 사회분위기를 고려해 결성후에도 회원들의 이름은 물론 물론 향후 활동내용에 대해서도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 회원인 모그룹회장은 『최근 고대커넥션이라는 말이 나도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아 친목도모와 정보교류라는 본래의 목적이 잘못 비쳐질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백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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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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