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구체적으로 알아가야 할 시기입니다. 수백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고전작품에는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인 자양분이 가득합니다. 강의를 통해 고전 속에 등장인물을 자신의 내면과 비춰보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옥정(사진) 작가가 2일 오전 신도림중학교에서 열린 고전 인문학 강좌‘이어쓰고 다시쓰는 고전’프로그램의 첫 강의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3학년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강의에서 최 작가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고민이 시작되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중3 학생들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정체성 확립의 건널목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또 단점을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할 시기다. 고전을 읽으면서 주인공을 둘러싼 등장인물들을 통해 자신이 평생 해야 할 일을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를 주제로 시작한 첫 강의의 주제는 사랑. 죄를 지은 천사 미하일이 하나님에게 쫓겨나 지상으로 내려온 후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에 대한 답으로 사랑을 찾게 된다는 게 작품의 기둥줄거리다.
최 작가는 “인생의 첫번째 장애물인 사춘기를 넘고 있는 여러분은 지금 바깥세상과 싸우는 중”이라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생기면서 나만의 생각을 하게 되는 지금 시기에 복잡한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면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몸에는 밥이 필요하고 마음에는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을 주거나 받지 못하는 사람은 오랫동안 물을 주지 않은 식물처럼 마음이 말라 죽고 만다”며 “묵묵히 자신의 지난 잘못과 세상에서 배워야 할 것을 생각하면서 자기 일에 집중했던 천사 미하일을 기억하기 바란다”면서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영등포평생교육청을 통해 강의를 신청한 장나영 신도림중학교 국어 교사는 “교과 수업시간에도 스스로 생각하기 보다 정답을 먼저 요구하는 학생들이 이번 강의를 통해 사고력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며 “학업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는 연말에 인근 도서관에서 이 같은 강좌를 지원해 학생들이 책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전인문 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일환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강의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박지원의 ‘호질’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 제인구달의 ‘희망의 이유’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 등 5권의 책으로 5주간 이어갈 예정이다.
고인돌 사업은 문학ㆍ역사ㆍ철학 외에도 미술ㆍ건축ㆍ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인문학의 외연을 넓혀 폭넓은 강의를 이어간다. 22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과 중고등학교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 강좌의 참가는 무료이며, 세부 프로그램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