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재개발시장이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립예상가구수가 1만 가구에 이르는 서울의 초기 재개발사업장에서 조합원 총회가 잇따라 열리고 해당 재개발조합원 지분매매가격이 급등세를 타고 있다.
26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이 달 말까지 서울 강북권 10여 곳의 초기재개발사업장에서 이른바 `건설협력사`(정식조합인가 이전 단계에 선정한 시공사) 선정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아직 구역지정을 받지 못한 곳으로 가칭 마포구 공덕5ㆍ아현1-2ㆍ염리2구역과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 성북구 삼선3ㆍ정릉9구역, 은평구 응암2ㆍ불광1-1구역, 중구 신당1동ㆍ신당6구역 등이다.
이들 사업장의 재개발추진위는 재개발ㆍ재건축 기준을 더 엄격하게 만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일반주거지역 세분류 확정안이 적용되는 7월 이전에 사업자금을 지원해줄 주택업체를 만들기 위해 업체들을 선정하고 나섰다.
◇재개발지분 가격 꿈틀 = 이에 따라 재개발조합원지분(가칭) 매매가도 급등세다. 특히 오름폭이 큰 곳은 대규모 대개발이 진행중인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 1,339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인 아현1-2구역(가칭)의 경우 26일 건설협력사 선정을 앞두고 매매가격이 10%가랑 뛰어 10평 대 지분은 평당 최고 1,500만원까지 호가되고 있다.
955가구를 지을 예정인 북아현3구역(〃)도 10평 대 지분 값이 지난 한달 새 평당 100가량 올라 1,350만원에 이르렀다. 839가구를 지을 예정인 정릉9구역도 당초 평당 800만~900만원 선이던 10평 대 지분 값이 한달 여 전부터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시장에 나온 조합원지분 매물은 거의 없다. 향후 구역지정과 조합설립인가가 나면 값이 더 뛸 것이란 기대심리로 매도자들이 매물팔기를 미루고 있기 때문. 북아현3구역 인근 중개업소인 부동산씨티 손유아 사장은 “1~2억원 대의 자금을 가진 투자자들이 재개발시장으로 이동 중”이라며 “그러나 물건은 적어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수익성은 `글쎄요`= 하지만 이들 초기재개발사업의 조합원지분 매입에 대해선 상당수 투자전문가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 재개발사업장은 서울시 재개발기본계획 상에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사업장내 노후건물의 비율이 적어 구역지정까지는 3년 이상 걸리는 곳이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 실제로 대단지 아파트 건립을 준비중인 중구의 한 재개발사업장(구역 미지정상태)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주민들간 대립이 팽팽하다.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다가구ㆍ다세대주택을 신축한 가구수가 전체 가구수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 신축주택 소유주들이 재개발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재개발사업은 재건축과 달리 사업장내 조합원의 기존 주택 노후정도가 천차만별이고, 보상요구도 제 각각이어서 철저한 조사를 하지않고 투자를 하면 손해를 보기 쉽다”고 조언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