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치르는 2017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서울권 등 11개 주요 의대의 신입생 선발 인원이 30%가량 늘어난다.
의학전문대학원 폐지에 따른 학사 편입 유예 기간이 중단되는 데 따른 것으로 '바늘구멍 입시'로 불려온 의과대 입시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은 편입생 선발 중단에 반발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3일 교육부는 11개 의과 대학에 2017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신입생 선발 인원을 현행보다 30% 늘리도록 지난달 말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대학은 고려대·동아대·서울대·성균관대·아주대·연세대·영남대·전남대·중앙대·충북대·한양대 등 11개 학교로 모두 2015년 의전원을 폐지한 대학이다. 이들 학교는 의전원 폐지 후 4년 동안인 2018학년도까지 정원의 30%를 '정원 내 학사 편입'으로 3학년 과정에서 선발한다. 최근 교육부가 2019학년도부터 3학년 학사 편입을 종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2017학년도 신입생 선발 인원을 미리 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의전원 신설로 급감했던 의대 신입생 선발 인원은 약 15년 만에 의전원 신설 이전인 지난 2004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95명을 선발한 서울대 의대는 135명, 77명을 선발한 연세대와 한양대는 110명, 74명을 선발한 고려대는 106명을 뽑게 된다. 선발 인원이 28명에 불과했던 성균관대와 아주대도 각각 40명을 뽑는다. 11개 의대의 신입생 추가 선발 인원은 278명으로 현 전체 의대 선발 인원(의전원 포함)의 약 12%에 달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의과대는 의전원 도입 이래 선발 인원이 크게 급감해 영재학교 졸업생 외 과학고 학생도 가기 힘든 학과로 인식돼왔다"며 "서울의 주요 의대와 선발 인원이 100명 이상인 의대 대다수가 포함돼 있어 의대 입시의 어려움이 일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한 해 배출되는 의대 졸업 인력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에 한해 이들 학교에 정원 내 편입생 30% 선발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2017년과 2018년의 경우 이들 학교는 입학 정원의 100%를 신입생으로, 추가 30%를 정원 내 편입생으로 뽑게 된다.
하지만 서울대는 의전원 도입 전에도 타 대학보다 많은 편입생 비중을 유지해온 점 등을 들어 현행처럼 정원의 70%를 신입생, 30%를 편입생으로 선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교육부는 15일까지 해당 대학이 선발 인원을 조정하지 않을 경우 시정 명령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7개 의전원 설치 대학 중 가톨릭대·이화여대·부산대·경희대 등 나머지 11개 대학은 현재 중3이 치르는 2019학년도 입시부터 신입생 선발을 현행보다 30% 늘린다. 이후 의전원은 강원대·건국대·동국대·제주대·차의과학대 등 5개 대학에서만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