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20일 정례회의를 열어 대출원금과 이자를 제대로 받지 못해 무수익여신(연체 3개월 이상의 고정이하 여신)이 2조4,000여억원에 이르는 중소기업은행에 대해 경영개선 권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국책은행이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것은 산업은행에 이어 두번째다.기업은행은 경영개선 권고에 따라 2개월내에 부실방지 및 감축· 경비절감 계획 등을 담은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임직원의 문책 등 추가적인 제재 조치를 받게 된다.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CAMEL) 결과 기업은행은 지난 3월 말 현재 무수익여신 비율이 총여신(24조1,536억원)의 10.88%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3%포인트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은행은 경희제강공업㈜ 등 24개 부실 또는 부실징후 기업에 대해 사업성이나 상환 가능성조차 제대로 따지지 않고 여신을 취급, 1,500억원의 부실을 발생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용조사를 철저히 하지 않고 말레이시아 건설회사인 레농 버하드 등 7개 투자 부적격 업체의 유가증권(178억원어치)을 취득하거나 외화파생 금융상품을 부당하게 취급, 256억원 상당의 손실을 초래한 사실도 적발됐다.
금감위는 부실과 업무 잘못에 책임이 있는 전·현직 임직원(임원 8명·직원 22명)등 30명을 문책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부실에 따른 막대한 대손충당금(1조1,993억원) 부담으로 지난해 1조3,5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자본확충을 위해 지난해 10월 공적자금 1조7,000억원을 지원받았다. 한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지원 전문기관으로서 외환위기 이후 어려움에 빠진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부실이 불가피하게 발생했으나 앞으로는 자산의 건전성 제고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최창환기자CW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