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700MHz 대역 싸고 방송사-통신사 氣싸움

디지털 전환으로 방통위 방송사로부터 회수 방침<br>방송協 "황금주파수 반납못해" 통신사"경매 필요"


700메가헤르츠(MHz) 대역의 주파수를 놓고 이를 차지하기 위한 업계간 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2012년 12월 31일 아날로그 방송이 강제 종료됨에 따라 700MHz(698~806MHz) 대역을 방송사로부터 회수할 방침이다. 대신 디지털방송을 기존 아날로그 방송 대역이었던 470~698MHz 대역으로 옮겨 디지털방송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회수될 700MHz 대역에 대해서는 사용용도를 정해놓고 있지 않아 이를 차지하기 위해 업권간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700MHz 대역은 도달 거리가 길고 효율이 높아 '황금 주파수'로 불리울 정도로 가치가 높다. 이와 관련해 한국방송협회는 21일 서울 렉싱턴호텔에서 '차세대 방송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주파수 활용방안'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하며 주파수 반납에 대한 거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협회는 "지상파방송은 이동통신과 비교해 절대 다수에게 정보 전송이 가능한 매체이기 때문에 '공익성'이라는 측면에서 통신 업체보다 더 낫다"며 "2017년에는 3D 방송이나 초고화질(UD)과 같은 4세대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에 추가 방송 대역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NHK나 BBC 등 해외 방송사들이 차후 3D 방송 사업에 본격 나섬에 따라 국내 방송사 또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대역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함께 이번 방통위의 700MHz 대역의 주파수 확보 움직임은 소비자의 부담을 높일 것이란 주장도 제기했다. 방통위가 지상파들부터 확보한 주파수를 기반, 통신사업자들 대상으로 주파수 경매에 나설 경우 높아진 경매대금으로 인해 통신비 상승이 우려된다는 것. 최철호 KBS 국장은 "통신업체들은 2G, 3G, 4G의 각 서비스별 주파수 대역이 확보돼 있는 반면 방송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할 주파수가 없다"며 "주파수 재선정 문제는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송협회의 입장과 달리 업계에서는 통신 쪽으로 무게추가 쏠리는 분위기다. 우선 해외에서는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발생한 여분의 방송대역을 통신업계에 넘긴 사례가 대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700MHz 대역을 4세대이동통신(LTE) 서비스 진출을 타진하던 버라이즌이나 AT&T와 같은 통신사에게 경매를 통해 넘겼으며 일본이나 영국 등도 통신용으로 할당할 방침이다. LTE 서비스를 준비중인 통신업체 또한 데이터 폭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00MHz 대역을 통신업체 쪽에 넘기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700MHz 또한 경매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에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주파수를 낙찰받더라도 관련 서비스 준비에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방통위의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관련 연구 조사 결과도 통신업체 쪽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700MHz 대역대를 통신사가 가져갈 경우 연평균 7조9,743억원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반면 방송사는 5,548억원에 그쳤다. 장재혁 ETRI 연구원은 "주파수 관련 연구 결과는 측정 가능한 항목만을 통해 산출했기 때문에 통신사쪽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무엇보다 방송과 통신이라는 서로다른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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