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주요 개발도상국들이 에너지 보조금으로 연간 5,500억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보조금을 흥청망청 사용함에 따라 에너지 낭비를 부추기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저해하기 때문에 이런 보조금을 삭감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 초안을 입수, 경제규모가 큰 37개 개발도상국들이 지난 2008년 에너지 보조금으로 총 5,570억달러(약 689조원)가량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7일 보도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3,000억달러에 비해 75% 정도나 많은 것이다. 특히 이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중국 등이 에너지 보조금을 가장 많이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IEA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회의의 합의대로 에너지 보조금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 석유 8억5,000만톤 분량의 에너지 소비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의 현재 석유 소비량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파티 비롤 IEA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은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모색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FT는 정작 개도국들은 이런 주장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등 G20내 일부 개도국들은 "개도국 정부가 빈민을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