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한나라·대선주자 맹공 '대선 판도 후폭풍' 예고
李·朴 진영 "선거중립 위반"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이 집권할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두 대선주자를 겨냥해 “제 정신 가진 사람이 대운하에 투자하겠나” “독재자의 딸” 등을 언급하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아울러 대선 후보들과도 직접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노 대통령이 대선전의 한복판에 직접 뛰어들어 이른바 ‘대선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으로 대선 판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평가포럼’ 초청 특강에서 “(한나라당 집권은) 입에 담기도 불순하지만 부득이 쓸 수밖에 없는 가정”이라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공격했다.
무려 4시간15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노 대통령은 우선 “멀쩡한 경제를 왜 파탄이라 하냐. 7% 성장을 공약하는 사람들(이 전 시장, 박 전 대표)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경제를 자꾸 살리겠다고 하는데 멀쩡한 사람에게 무슨 주사를 놓을지, 약을 먹일지 불안하다”고 공박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 전 시장에 대해 “대운하 사업 엎어놓으면 자재파동이 난다. 곧 밑천이 드러날 것”이라고 날을 세웠고, “지도자의 정통성이 국가 위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혹시 한국의 지도자가 다시 독재자의 딸이니 뭐니 이렇게…”라고 박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노 대통령은 또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 “손학규씨가 왜 여권이냐. 정부에 대한 모욕”이라고 공격하고 정동영ㆍ김근태 두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는 “지지율이 올랐으니 다시 (나에게) 줄을 서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은 "명백한 사전선거운동이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것"이라며 선관위 고발 등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7/06/03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