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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공룡' CJ푸드빌과 이랜드가 한식시장에서 또다시 맞붙었다. 빕스와 애슐리로 치열한 샐러드바 경쟁을 벌였던 이들업체는 각각 '계절밥상'과 '자연별곡'이라는 한식 브랜드로 주도권 쟁탈전에 나섰다.
웰빙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식 시장에 신호탄을 먼저 쏜 업체는 CJ푸드빌이다. 이 업체는 30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한식뷔페인 계절밥상 4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7월 경기도 판교에 1호점을 선보인데 이어 이번 용산점 오픈으로 론칭 1년만에 서울 중심부 입성에 성공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매장만 출점할 수 있는 뷔페식당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빠른 행보다.
'사계절마다 바뀌는 건강한 식재료'를 내세운 계절밥상은 전국 농가와 협약을 맺고 도심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올 여름에는 더위에 지친 몸에 좋은 '장어탕'과 '장어 강정'을, 제주산 '하귤(여름 귤)경단 과일무침'과 '하귤 빙수'를 선보이는 식이다. 가을에는 수라상에 오르던 동아(겨울수박)를 활용하고, 봄에는 하얀민들레를 상에 올리기도 한다.
메뉴뿐 아니라 매장 인테리어도 차별화 포인트다. 계절밥상 아이파크몰점은 매장 입구에 '도심 속의 농장'을 마련해 콘크리트 도시 속에서 흙에서 나는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독특한 식재료와 고급스러운 조리법을 선택한 계절밥상은 결혼식 뷔페나 함바집의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한식뷔페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외식이 일상화되면서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한식을 주제로 계절밥상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다"며 "농가와 손잡고 음식의 근본인건강한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부의 정성을 컨셉으로 삼은 것이 고객 신뢰를 얻는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식 뷔페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랜드 움직임도 발 빠르다. 지난 4월 분당 미금점에 자연별곡 1호점을 열었고 지난 27일에는 서울 목동에 2호점을 냈다. CJ푸드빌보다 반년 정도 늦었지만 두루온과 반궁 등으로 10년 이상 쌓은 한식 브랜드 운영 노하우와 유통채널 입점 등으로 후발주자의 열세를 뒤집겠다는 방침이다.
'왕의 이야기가 담긴 팔도진미 한식 샐러드바'가 화두인 자연별곡은 7가지 고기 특별메뉴와 팔도별미 메뉴가 주력이다. '팥죽퐁듀' 같은 익숙한 음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해 먹는 즐거움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매장 운영 면에서도 차별화 전략이 돋보인다. 자연별곡은 외식업계에서 처음 시도한 '30분 조기오픈제'를 도입해 미국 가정식이나 이탈리안이 주도했던 평일 브런치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분당이나 목동 매장 모두 인근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부 고객이 타깃인 탓에 이 전략은 하루 평균 1,500명의 고객을 끌어모으는 성과를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계절밥상보다 저렴한 1만 원대(평일 점심 12,900원, 저녁 및 주말·공휴일 19,900원)의 합리적인 가격도 강점으로 꼽힌다. 자연별곡 관계자는 "연내 서울을 포함해 10개 이상 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