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희생자 최정환 중사의 아내는 20일 남편 이름으로 마지막 월급외수당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
평택 2함대사령부 임시숙소에서 다른 유족들과 함께 있던 최 중사의 아내는 수당을 몰래 모아뒀다가 슬며시 주머니에 넣어주던 남편 생각에 견딜 수가 없었던지 끝내 자리를 피했다.
천안함 순직ㆍ실종장병 46명 전원에게 이날 마지막 급여가 지급됐다.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오늘 천안함 장병 전원에게 월급외수당이 지급됐다"며 "이번에 지급된 수당은 3월치 시간외수당과 가족수당ㆍ급식비 등"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에는 앞서 시신으로 발견된 고 남기훈ㆍ김태석 상사를 비롯한 46명 전원에게 월급이 지급됐다. 남편ㆍ아들의 이름으로 들어오는 마지막 급여를 받아든 가족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수당 받는 날이면 두손 가득 간식거리를 사 들고 오던 남편, 얼마 되지 않은 급여를 착실히 모아 집으로 보내던 아들의 모습이 떠올라 차마 통장을 확인할 엄두도 못 냈다.
실종 상태인 박보람 하사의 어머니는 급여를 전부 저금하느라 맛있는 것 하나 제대로 못 먹은 아들 생각만 하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박 하사의 어머니는 "월급은 전부 적금 붓고 상여금은 다 나 주고. 얼마 전 10만원짜리 적금을 또 들었더라고요. 자기 먹고 할 돈도 없었을 텐데…"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박 하사는 그동안 붓던 정기적금이 만기돼 이번달 600만원을 타기로 돼 있었다. 박 하사의 어머니는 "내가 허리랑 다리를 아파하는 걸 보고 자기가 적금 부은 게 있는데 곧 만기가 되니까 돈 타면 '엄마 다리 먼저 고치라'고 했다"고 울먹였다.
또 다른 실종자 장진선 하사는 급여를 타면 부모님 선물부터 사던 효자였다. 장 하사의 가족은 "진선이가 지난 설 휴가를 나왔을 때 부모님이 여행 간다고 하니까 아버지에게는 신발을 사드리고 어머니 선물은 고르기가 어려운지 옷 사 입으라며 50만원을 주고 갔다"면서 돈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던 장 하사를 떠올렸다.
해군 측은 "추후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 희생장병 가족들에게 유가족연금을 지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