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대통령 연두회견­일문일답

◎“노동법 선진형으로… 노사 참고 견디자”/물가안정 정부 노력에 국민도 동참을/경제 어렵지만 최선 다하면 이겨낼것/대선후보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결정/안기부법 개정 나라 지키기위한 조치김영삼 대통령은 7일 상오 청와대 춘추관에서 내외신 연두회견을 통해 새해 국정운영청사진을 발표한데 이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정치, 경제, 안보, 외교 등 국정전반에 걸친 입장을 밝혔다. 일문일답 요지를 분야별로 정리한다. □경제 분야 ­경제침체가 심각한 상황인데 새해벽두부터 노동법개정과 관련한 파업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노사관계에 대해 안정책을 갖고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노사관계는 국민정서상 볼 때 서로 오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노동법 개정은 선진국형으로 바꾼 것입니다. 경제가 몇백배 커졌는데 노동법을 지난 43년간 단 한번도 바꾸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노동법은 선진국 수준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노동자와 기업인이 조금씩 불리한 사항이 있더라도 경제가 어려운만큼 대국적으로 참고 견뎌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노동쟁의를 벌이고 있으나 선진국 어느나라에 노동쟁의가 있습니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가입했습니다. 개정 노동법이 악법도 아니고 선진국형으로 바꾼 것입니다. 나도 임기가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누가 해도 반드시 해야할 일입니다. ­물가안정 약속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대학등록금과 에너지 가격이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물가대책을 밝혀주십시오. ▲물가안정은 정부만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온국민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내가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경제사정이 매우 나빴습니다. 그 다음해부터 성장률이 7%대로 성장할 수 있었고 경제도 2년간 아주 좋았습니다. 대통령 혼자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주부에서 여기 있는 기자 여러분, 기업인 자신들부터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하는 일이 달라져야 합니다. 기업이 노사의 어려움 등으로 외국으로 나가는 일도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모두 기업하기 쉬운 곳으로 나가고 우리는 빈껍데기만 남으면 어떡합니까.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도 사는 것입니다. 곳간에 쌀이 저장돼야 분배도 할 수있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언급하신 금융개혁위원회가 금융산업 개편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말씀해주십시오. ▲금융개혁문제는 정부사람만 하는게 아니고 일반사람들도 포함되는 겁니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 나갈 수 있도록 수요자 입장에서 개혁해나가는 겁니다. 시장개방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기업인 등 민간인들 위주로 구성될 겁니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신경제 5개년 계획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경제의 모든 것이 성공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경제는 바다물결처럼 좋았다 나빴다하며 파도가 있게 마련입니다. 세계경제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내가 취임한 해는 경제가 아주 나빴습니다. 하지만 그후 2년동안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세계경제 11위라는 경제대국의 입장에서 우리 교역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일본의 경제도 올해는 어렵다는 것이 세계경제진단입니다. 우리와 교역량이 많은 대표적 나라들이 어려울 때 우리만이 좋아질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그러나 정말 우리가 최선을 다하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노동자, 기업이 최선을 다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분야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결정시기와 방법을 말씀해주십시오. ▲대선후보 결정은 너무 일찍 하는 것도 온당치 않고 너무 늦게 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전당대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신한국당 대선후보는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것이나 당을 책임지고 있는 총재의 입장에서 분명한 나의 입장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대선에 대비해 당정개편 시기는 언제로 잡고 있고 이수성총리가 신한국당으로 옮길 가능성은 있습니까. ▲현재 이총리는 행정부에서 국무총리로서 아주 일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총리로서 일을 맡기는 것이 옳습니다. 당정개편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노동관계법, 안기부법 개정으로 경색된 여야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야당총재와 만날 용의는 없습니까. ▲민주주의 선진사회에서는 소수가 다수로 하여금 국회에서 표결을 하지 못하도록 의장실이나 의장공관을 점거하고 부의장을 식당에 감금하는 등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야당총재들을 이 시점에 만나서 무슨 해결의 길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현재로서 만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체제가 올해안에 심각한 변동이 있거나 평화가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경우 대선 등 정치일정에 차질이 없겠는지, 별도의 대책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대통령으로서 가정적인 상황을 미리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여권후보의 기준은 무엇이고 대통령께서 마음에 두고 있는 후보가 있다면 밝힐 의향은 없습니까. ▲첫째로 능력이 있어야 하고 깨끗한 도덕성도 갖춰야 합니다. 이런 점을 많이 갖추고 있는 사람이 해당될 것입니다. ­지난 92년 대선때 실제 사용한 비용이 얼마입니까. 노태우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선거지원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그 규모가 얼마인지 밝혀주십시오. ▲대선 두달전쯤인 10월초라 생각되는데 노태우 전대통령이 선거중립을 지킨다는 이유로 갑자기 탈당했습니다. 그 전까지 나는 주례회동이라고해서 1주일에 한번씩 만났는데 탈당이후에는 만날 이유도 없었고 일체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선거가 끝난뒤에도 만나지 않았고 탈당뒤 취임식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런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고 노 전대통령으로부터 도움받을 일도 전혀 없었습니다. 선거비용을 얼마나 썼는지 정확히 모릅니다. 전적으로 당에서 한 일이고 나는 유세에만 전념했습니다. ­지난 92년 대선 당시에는 후보 조기가시화를 주장하셨는데 지금은 대선논의조차 금지하고 있습니다.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때는 대선 직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후보가 가시화되는게 좋은 겁니다. 그때 문헌에 다 나와있어요. 만일 내가 후보로 전당대회에서 선출됐다면 선거에서 절대적으로 우리가 이겼을 겁니다. 선거전략상 잘못된 것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국회의원 선거가 3년도 더 남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빨리 개최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황이 다릅니다.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습니다만 재판후 사면할 용의는 없습니까. ▲그 문제를 놓고 대통령이 현 시점에서 어떻게 한다는 말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그 얘기는 지금 전혀 할수 없는 얘기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4자회담 성사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4자회담이라고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주가 아니고 남북한이 대화의 주체가 되는 겁니다. 「4­2」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선 편의상 4자가 만나지만 결국은 두사람이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 북한이 받을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달중에 한국, 미국, 북한, 3자가 만나 설명회를 한다는 약속이 돼있는데 장소와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곧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안기부법 개정과 관련해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대통령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최근의 안기부법 개정은 공산주의로부터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습니다. 남북이 대치해 간첩이 수없이 내려오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데드라인이라고 생각해서 법을 개정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재추진할 의사가 있습니까. 김정일이 권력승계를 할 경우 정상회담이 개최될 전망은 있습니까. ▲북한은 불확실한 지역입니다. 김일성이 사망한후 3년동안 주석직이 빈 자리로 그대로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북한의 상황은 대단히 심각합니다. 지난 한달기간에도 북한에 미그기 3대가 연습도중 연료부족으로 추락했습니다. 기름도 없거니와 기름을 많이 주면 남쪽으로 넘어갈까봐서 기름을 적게주다보니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미그기가 3대나 추락하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주석이 누가 되면 어떻게 한다는 얘기는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우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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