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 바닥 찍고 회복세에 무게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 높아지는 '上低下高' 뚜렷<br>유가·美경제 불안등 악재 많아 본격 상승엔 갸우뚱<br>시중·정책금리차 줄이고 인플레 압력에 대비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일 내놓은 ‘2007 경제전망’은 우리 경제가 올 1ㆍ4분기에 저점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민간연구소에 이어 국책연구소들도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 개선, 두자릿수의 수출 증가율 등에 힘입어 성장률의 하락 추세가 마무리됐다는 진단을 내놓으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는 것. 하지만 올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눈에 띌 정도로 강한 회복세는 아니라는 게 대다수 연구소의 분석이다. ◇경기는 일단 저점 통과한 듯=KDI는 지난해 이후 진행돼온 성장률 둔화 추세가 1ㆍ4분기를 기점으로 진정됐다고 밝혔다. KDI는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ㆍ4분기 4.4%à3ㆍ4분기 4.5%à4ㆍ4분기 4.7%’로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연간 성장률은 지난해의 5%보다 소폭 떨어진 4.4%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내수회복을 계기로 경기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확대되고 있는 실질구매력 증가와 기업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4.2%, 7.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0.4%에 그쳤던 건설투자가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되는 토목건설 투자에 힘입어 4.3% 증가하면서 내수에 다소나마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민간연구소들도 올해 1ㆍ4분기를 기점으로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1%에서 4.4%로, 금융연구원은 4.2%에서 4.3%로 올린 바 있다. ◇위험요인도 남아 있어=하지만 연구소들은 경기회복의 강도에 대해서는 정부와 달리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연초 설정했던 경제성장률 전망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KDI는 “당분간 경기가 크게 상승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국제유가, 미국경제 불안 등의 악재 역시 상존해 있다는 것. KDI는 올해 2월 이후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반전되고 세계경제의 불안이 잔존하는 등 국내외 환경에 위험요인이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의 반등은 교역조건의 개선 추세를 반전시켜 앞으로 실질구매력이나 내수회복을 부분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또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아 반도체ㆍ정보기술(IT) 산업의 환경변화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지난 수년간 지속돼온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 역시 국내 경제를 위협하는 불안요인으로 거론된다. ◇“정책금리와 시중금리 차 줄여야”=조동철 KDI 거시경제팀장은 “이러한 국내외 위험요인을 감안할 때 앞으로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콜금리시장 불안에 대해 “시중금리와 정책목표 금리 간의 괴리가 과도해 줄여야 한다”는 게 조 팀장의 지적이다. 콜금리가 목표수준에서 크게 괴리된 상황을 장기간 방치하면 시장 참여자에게 통화당국의 정책방향에 대한 혼선을 초래하고, 이는 금리정책의 유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두 금리 간 괴리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조 팀장은 “통화정책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KDI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물가상승 가능성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연초 교통요금 등 서비스가격 인상과 집세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데다 지난해 유가하락에 따라 공업제품 물가가 떨어졌던 기저효과가 가세하면 하반기 상대적인 물가 상승률은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집값 등이 안정돼 있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을 완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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