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3일(현지시간) 포트햄대학 연설에서 "미국 경기는 증세와 재정감축 등의 맞바람을 맞으며 아직 의미 있는 모멘텀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연준이 여전히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FOMC에서도 출구전략이 어렵다는 뜻이다. 더들리 총재는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FOMC 위원이기도 하다.
역시 비둘기파인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회견에서 "미 경제가 다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통화정책은 더욱 더 역동적인 경기창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실업률ㆍ인플레이션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데다 예산안을 둘러싼 백악관의 의회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매파인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조치를 미루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또 연준이 9월 FOMC에서 채권매입 규모를 현행 월 850억달러에서 100억달러 정도 줄였어야 했다고 또 한번 강조했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10월에는 출구전략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FOMC 위원인 그는 전날 "9월 FOMC는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느냐 마느냐 하는 경계선에 있었다"며 "불확실한 경제전망을 바꿀 수 있는 지표가 일부만 나와도 10월에는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내부 분열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필라델피아트러스트의 리처드 시셀 수석 투자자는 "투자자들은 연준 인사들이 주는 단서 하나하나에 목을 매고 있다"며 "그들의 발언이 많아질수록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연준 내 비둘기파 인사들이 10월 양적완화 축소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11월에는 FOMC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구전략도 일러야 12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결권을 가진 12명의 FOMC 위원들의 성향을 보면 벤 버냉키 의장, 재닛 옐런 부의장 등 비둘기파가 절대다수를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