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이젠 멋쟁이들의 필수품
올 패션계는 주객이 전도됐다. 의상에 곁들이는 소품정도로만 인식되던 액세서리가 이번 시즌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선글라스와 벨트의 인기는 유난스러울 정도다.
선글라스가 본연의 임무인 '유해 광선 가리개'로서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 멋쟁이들
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지 이미 오래다.
요즘은 눈이 보일 정도로 옅은색의 렌즈가 인기를 얻고 있어 아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착용하는 경우도 많다.
올해 유행하고 있는 선글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얼굴을 뒤덮을 정도의 커다란 오버 사이즈가 많다는 것. 60~70년대 유행했던 복고풍 선글라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착용하는 '고글'의 이미지를 본딴 스포츠 글라스도 인기다.주로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 층과 기존의 선글라스와는 차별화된 스타일을 원하는 패션리더들에게 많은 사랑을 얻고 있다.
사각형의 커다란 렌즈에 색상이 아래로 갈수록 옅어지는 '그러데이션(gradation)기법'을 활용한 제품도 눈에 띈다.
색상은 핑크, 오렌지, 연두색 등 밝고 화사한 분위기가 주류다. 특히 도시적이고 시원한 느낌의 '스카이 블루'는 신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상이다.
몇 년전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굵고 투박한 느낌의 플라스틱 선글라스도 단연 강세다. 샤넬, 불가리, 아르마니, 켈빈 클라인, 구찌 등이 주로 선보이고 있는 아이템이며 지난해보다 약간 사이즈가 커지고 테두리의 색상이 밝아진 게 특징이다.
이번 시즌 시선을 끄는 또 다른 패션소품은 일명 '챔피언 벨트'라 불리는 굵은 벨트. 허리선이 골반까지 내려오는 '로우 웨이스트 투피스'가 인기를 끌면서 허리 밑에 살짝 걸치는 굵은 벨트도 덩달아 사랑을 받고 있다. 굵은 벨트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연출한다.
또 '시폰' 같은 하늘하늘한 소재에 가죽 벨트를 매치, 파격적인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특히 큐빅을 박아 넣거나 화려한 색상으로 멋을 낸 굵은 벨트는 이번 시즌 유행을 얻고 있는 80년대 펑키풍을 연출하기에 적격이다.
니트나 블라우스의 밑단을 밖으로 빼내어 입고 그 위에 벨트를 걸치는 방법역시 멋스럽다. 이때 벨트는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올 유행인 펑키적인 느낌의 코디를 원한다면 얇은 벨트를 여러 개 더하거나 화려한 색상을 선택, 다소 과감한 시도를 해볼만 하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