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이 당초 오는 3월1일부터 예정된 유럽4개국 방문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사실상 일정을 취소한 것이나 다름없다.김대통령은 3월1일부터 헝가리, 폴란드, 터키, 이탈리아 등 4개국을 12박13일간 순방할 계획을 세우고 상대국과 대체적인 일정합의까지 마친 상태였다.
순방 취소는 국내사정을 감안할때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김대통령 자신의 판단때문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법파문이후의 어려운 경제상황에다 한보철강부도 처리문제가 터져 온나라가 들끓고 있는 국내상황이 순방취소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잦은 외국순방을 바라보는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도 한몫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김대통령은 한보문제와 관련, 야당이 대통령 자신과 차남인 현철씨, 민주계 핵심인사, 청와대 비서실 등 주변을 모두 거론하고 나오는 것에 대해 매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의 지난 27일 철저수사지시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대통령 주변인사가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한보 사건과 난국속에서 대통령이 특별한 현안도 없는 외국을 방문한다는 식의 따가운 시선 등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해 순방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우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