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거리' 조성 선진도시로 부활<br>왕십리, 올 10월 민자역사 완공·도로 대대적 정비<br>성수, 고급 주거지·첨단산업 공존 '제2 여의도' 건설<br>용답, 청계천 관광 활성화…금호, 광역 재개발 추진
| 성수동 재정비촉진예정지구 조감도 |
|
| 왕십리 민자역사 조감도 |
|
| 뚝섬 역세권 조감도 |
|
정주던 사람은 모두 떠나버리고, 구슬프게 비만 내리던 ‘59년의 왕십리’ 거리. 유행가 짧은 노랫말에 묻어나는 왕십리 거리의 옛 풍경은 강산이 다섯 번이나 뒤바뀐 지금에도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온전히 남아있는 것 같다. 수십 년간 이렇다 할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채 낡고 노후한 과거의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울 성동구가 계획한 이른바 ‘꿈(Dream) 프로젝트’는 이런 왕십리를 ‘꿈의 거리’로 부활시키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예로부터 서울 동부지역의 교통ㆍ상업 중심지 역할을 해냈던 지리적 잠재력을 현대적으로 재발견해 왕십리의 영화(榮華)를 되살려 내겠다는 것이다.
왕십리권의 청사진 한가운데에는 왕십리 민자역사가 있다. 왕십리역은 현재의 지하철 2ㆍ5호선, 중앙선, 향후 개통될 분당선까지 4개 전철 노선이 교차하는 허브역의 위상에 걸맞게 오는 10월께 지하3층, 지상8층, 연면적 2만8,000여평의 민자역사로 거듭난다.
역사에는 대형 할인점, 멀티플렉스 영화관 같은 쇼핑ㆍ문화공간이 들어서고, 역전에는 인공암벽, 사랑고백용 전광판 등이 세워져 이 곳의 거대한 유동인구를 전철 플랫폼 밖으로 유인하게 된다.
그러나 민자역사가 아무리 휘황찬란하다고 해도 홀로 왕십리 부활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성동구가 떠올린 것이 ‘특화거리’ 조성 사업이다. 관내 중심가로인 왕십리길, 고산자로, 응봉로의 보도와 간판을 깔끔하게 정비하고 지저분하게 얽힌 전선을 땅 속으로 묻는 등 별 볼일 없던 거리를 개성이 넘치는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겠다는 것. 이를 한양대 앞에 조성될 패션거리, 젊음의 광장까지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제2의 대학로’로 활성화시킨다는 구상이다. 한양대 건너편 공장밀집지역에 주상복합과 공공청사, 도시지원시설 등을 짓는 행당 도시개발사업도 2009년까지 부지조성을 마칠 계획이다.
서울숲, 뚝섬으로 잘 알려진 성수권은 고품격 주거지와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제2의 여의도’로 탈바꿈한다. 우선 서울숲에서 영동대교까지 이르는 한강변 17만여평 부지에 타워형 초고층 아파트를 줄줄이 세우기 위한 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한강변을 점령하고 있는 기존 ‘아파트 병풍’에서 탈피,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발맞춰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명물로 만들겠다는 것이 성동구의 복안이다.
아울러 성수동 준공업지역 2만여평은 ‘산업진흥지구’로 지정받아 ITㆍBT 등 첨단기업이 입주하는 테크노밸리로 재정비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분당선 서울숲역(가칭)이 들어서고 서울숲과 연계한 뚝섬 역세권 복합문화타운이 조성되면 이 일대가 강남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답ㆍ마장동 일대를 포괄하는 용답권은 청계천 하류의 특성을 살려 관광명소로 개발하기 위해 서울시에 예산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 곳에 청계천 관광타워와 조각공원, 물놀이장, 나무숲길 등을 꾸미면 화려한 청계천 상류 못지 않게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무려 27개 소규모 정비구역이 저마다 재개발을 추진 중인 금호ㆍ옥수동 일대에 대해서는 크게 묶어 광역 재개발을 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검토되고 있다.
정유승 성동구 도시관리국장은 “성동구는 지금까지 개발이 뒤쳐졌던 만큼 체계적인 개발의 여지가 많다”며 “현재 추진 중인 꿈 프로젝트들이 5~10년 내 현실화되면 서울시 최고의 선진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