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농산물품질관리원 노조가 탈정치화를 선언하고 나서 공직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다.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노조 가운데 '정치적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농관원 노조가 처음이다.
1일 농림수산식품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농관원 노사는 지난 6월25일 노조가 정치적 성향에서 탈피하고 사측은 불합리한 행정관행을 해소하기로 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한 '노사화합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노사는 행복하고 활력 있는 직장 만들기 중장기 종합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고 ▦노측은 정치적 성향을 탈피하며 사측은 불합리한 행정관행을 해소하고 ▦노사는 상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갈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민동명 농관원 노조 지부장은 "1,100명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앞으로는 정치적 성향의 행동을 하지 않기로 사측과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관원 노조는 민주공무원노조 소속으로 지난해 9월 민공노가 전국공무원노조 및 법원공무원노조와 통합해 통합공무원노조(현 전공노)를 출범시키고 민노총에 가입하자 같은 해 11월 민노총 탈퇴를 추진하다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돼 무산된 바 있다.
농관원 노조가 속한 민공노는 노동부로부터 노조로 인정 받지 못한 옛 전공노 및 법원공무원노조와 더불어 3대 공무원 노조 중 하나다. 이들 3개 노조가 모여 만든 전공노는 아직까지 노동부의 인가를 받지 못해 법외노조 상태에 놓여 있다.
이들 3개 노조는 지난해 7월 시국선언 등을 통해 4대강 사업 반대, 미디어법 개정 반대 등의 입장을 밝히는 등 전국적으로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성명서를 내며 정치적 활동을 해왔다.
이번 탈정치 선언에 대해 전공노의 한 관계자는 "개별 사업장에서 노사가 협력하기로 합의한 사안을 놓고 특정 부분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행안부가 노노 갈등을 일으키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