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기훈아, 내 새끼 기훈아, 어쩔까~." 침몰한 '천안함' 함미에서 발견된 고 남기훈(36) 상사의 시신이 4일 오전9시30분께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 도착하자 고 남 상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통곡했다. 고 남 상사의 아내는 어린 두 아들을 끌어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고 남 상사의 아버지는 싸늘한 주검이 돼 흰 천에 덮여 귀환한 아들을 쓰다듬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천안함 사격통제장치 책임직위인 '사통장'을 맡았던 고인은 이날 오전8시 독도함에서 헬기에 실려 평택 2함대 내 임시 안치소로 옮겨졌다. 고인의 안치 과정은 시종 무거운 분위기 속에 유족과 군의관, 헌병대 수사관, 사령부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0여분간 치러졌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거나 두손을 모아 고인의 영면을 기도했다. 고 남 상사의 동기인 문종원(37·참수리 315호정 사통장) 중사는 "항상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사통'직별에서 모범이 되는 동료였다"면서 "사통장 동기 34명 중 현재 (군에) 8명이 남았다. 한 명을 먼저 떠나 보내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해군 2함대는 사고 해역에서 발견되는 실종 장병 시신을 안치할 흰색 임시 안치시설 2개동을 의무대 옆에 마련했다. 2개동의 임시 안치시설 앞에는 대형 태극기와 '근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이 안치시설은 길이 12m, 폭 2.4m, 높이 2.9m로 1개동당 24구의 시신을 안치할 수 있도록 돼 있으며 전체 3단으로 이뤄졌다. 1개층에 8구의 시신이 들어간다. 평택=윤종열기자 yjyun@sed.co.kr |
서해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지난 2일 밤 침몰한 금양98호와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의 혐의를 확정하는 데 10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후7시부터 인천해경에 임의 동행해 조사 받은 사고 당시 화물선 당직자인 1항사 탄트 진 툰(37ㆍ미얀마 국적)씨가 시료 분석 결과가 일치할 경우 충돌 혐의를 인정할 뜻이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 확정은 화물선의 항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뤄지지만 무엇보다 선원의 진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료 채취 결과가 나오는 이달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경은 캄보디아 화물선의 구형선수(球型船首ㆍ선박 앞 부분 아래쪽에 둥글게 나온 부분)에서 금양98호와 부딪혀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페인트 시료와 금양98호와 같은 선단인 금양97호에서 채취한 시료를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낼 예정이다. 검사는 10일 이상 걸린다. 해경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현재 대청도에 정박시켜 조사하고 있는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과 인천해경에서 조사 중인 탄트씨의 거취를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다. 한편 침몰한 금양98호 탑승 선원 9명 가운데 김종평(55)씨와 캄방 누르카효씨 등 2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7명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