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위앤화 정상 美에 도움 안돼”

중국 위앤화 평가 절상이 능사 아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중국의 위앤화 절상은 미국 고용과 무역수지에 도움이 안됨에도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중국 외환시스템을 문제 삼아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미국의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그린스펀 의장이 부시 정부의 국제 외환 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미 업계는 물론 경제 당국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그는 미 댈러스의 세계문제협의회(WAC) 연설에서 11일(현지 시간) 중국 위앤화의 미 달러화에 대한 페그(고정환율)제가 폐지되더라도 미국의 대(對) 중국 무역적자 및 실업자수 감소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의 이번 발언은 그동안 미 무역적자와 실업난의 주범이 중국의 저평가된 위앤화 때문이라며 중국에 변동환율제 도입을 강력히 촉구해 온 미 행정부의 입장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꼴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더 나아가 중국의 변동환율제 도입은 취약한 중국의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만큼 시기상조라며 중국의 반대 논리에 손을 들어 주었다. 그는 미 행정부와 미 기업들의 요구대로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채택, 위앤화 가치가 오를 경우 중국산 섬유의 대미 수출은 줄어들겠지만 대신 동남아시아 등 저임금 국가의 대미 섬유 수출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미국 무역수지나 고용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스펀은 미국이 지난 50년간 광범위한 보호무역주의에 개입하지 않았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의 무역적자 및 실업 해소 방안으로 외국상품 봉쇄보다는 새로운 산업분야 개척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위앤화 페그제 유지를 위해 계속 달러화를 매입함으로써 국내 통화량이 과도 팽창해 중국경제 과열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유연한 환율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은 “잘못 평가된 위앤화는 전세계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간접적으로는 미국의 생산과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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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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