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나비축제 취소됐지만… 볼거리 풍성한 전남 함평

100억 송이 국화향에 취하고 돌머리해변 노을빛에 빠지고

송림이 병풍처럼 펼쳐진 해변, 1㎞ 백사장에 갯벌체험장까지

10월말~11월초 엑스포공원선 국향대전 열려 관람객들 발길

고려시대 다리 고막천석교, 전통한옥 모평마을도 가볼만

돌머리해변은 병풍처럼 펼쳐진 송림을 배경으로 1㎞에 달하는 백사장이 아름답다.

고막천석교는 전체 길이 20m, 너비 3m, 높이 2.1m로 현재 남한에서는 유일한 고려시대의 다리다.


전라남도 함평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1998년부터 시작된 나비곤충엑스포다. 함평나비곤충엑스포는 우수축제로 4회 이상 선정될 경우 전국단위 축제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제는 지역축제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나비곤충엑스포가 열리던 엑스포공원이 있던 자리의 옛 지명은 대경(大慶)포구. 이곳에서 나비축제라는 큰 잔치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조상들은 예견했던 듯싶다. 올해에는 세월호 사건으로 4월 말 열리던 나비곤충엑스포가 취소됐지만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엑스포공원 159만㎡에 100억송이 국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국향대전이 열려 관람객들의 발길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나비곤충엑스포가 취소돼 섭섭한, 그렇지만 그 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한 함평의 곳곳을 둘러보았다.

◇돌머리해변=함평읍 석성리 석두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석두(石頭)라는 이름은 원래 돌머리라는 마을 이름을 한자어로 고쳐 부르는 이름이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은 오지 않았지만 성급한 피서객들은 바닷가를 찾아 파도와 바람을 완상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바닷바람에 더위를 식히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는데 올해에는 세월호 사태로 인적마저 드물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이야기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어스름에 인적 드문 돌머리해변 백사장은 병풍처럼 펼쳐진 송림을 배경으로 길게 드러누워 석양을 받아내고 있었다.

돌머리해변은 다른 해변에 비해 간만의 차가 심한 편이다. 이를 이용해 8,000여㎡의 인공풀장을 해변가 백사장에 조성하고 초가원두막·야영장·주차장 등의 편의시설도 넓게 확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갯벌에는 게·조개·해초류가 많아 어린이들의 갯벌체험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고막천 석교=고막천 석교는 나주군 문평면과 함평군 학교면을 경계 짓는 고막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이다. 똑다리, 떡다리, 고막교(古幕橋), 고막돌다리라고도 불린다. 이 다리는 1273년(고려 원종 14) 당시 덕망 높은 스님 고막대사가 만들었다고 전한다.

전체 길이 20m, 너비 3m, 높이 2.1m로 현재 남한에서는 유일한 고려시대의 다리이다. 이 다리의 돌쌓기 방식은 화강암의 석재 4~5개를 포개어 교각을 만들고 네모난 돌을 한두 개 받쳐 굄돌로 삼았다. 그 위에 다시 시렁돌을 올렸는데 이 돌은 노면보다 양쪽으로 50㎝가량 튀어나와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다리의 날개처럼 보인다. 교각 위에는 넙적한 돌을 얹어 노면(路面)을 만들었다. 양쪽 가에 난간돌을 6개씩 놓고 그 사이에 두 줄로 빈틈없이 판석을 깔았다. 문화관광해설사 윤영씨는 "6·25전쟁 전까지는 이 다리 위에 멍석을 깔지 않고도 곡식을 널어 말릴 수 있을 정도로 빈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풍화로 깎이고 패었지만 지금도 이 다리는 마을에서 들로 나가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이 다리가 도술에 의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해마다 몇 차례씩 있는 큰 홍수와 고막천의 범람에도 끄떡없이 견딜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여름에 이 다리에 나가 앉아 있으면 뱀이나 모기에 물리지 않는 얘기도 있다. 다리 언덕에는 고막대사비를 비롯해 4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함평자연생태공원=함평군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춘란의 최대 분포지역으로 희귀변종인 태극선·진주수 등 다양한 종류의 종자가 자생하고 발견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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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품종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체계적으로 관리 보호하기 위해 지난 1995년 6월 '난공원 조성사업'이 발의됐고 같은 해 12월 '한국자생란보존육성사업'을 확정한 후 이듬해인 1998년 6월 본 사업에 착공했다. 2006년 7월 개장 이후 함평나비축제 등 각종 축제를 유치하며 생태공원으로 확대, 조성됐다.

함평군 대동면 운교리에 위치한 생태공원은 59만㎡의 부지에 26개동의 건물, 6만㎡ 7곳에 이르는 야외학습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22곳의 전시 관람시설이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해마다 12만명의 관람객들이 찾는 명실상부한 지역명소였으나 세월호 사태 이후 소풍·수학여행 등이 취소되며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줄었다.

◇모평마을=함평군에 위치한 모평(상모)마을은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150년 전 지어진 고택까지 역사가 깃든 농촌마을이다. 원래 모씨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으나 500년 전부터 파평윤씨들이 들어오면서 윤씨 집성촌이 됐다. 돌담길로 시작되는 모평마을은 마을 전체가 고풍스런 전통한옥으로 조성돼 있으며 그중 10여가구가 체험형 한옥으로 민박을 하고 있다.

마을 주변의 해보천(海保川)을 따라 늘어선 마을 숲은 500여년 전에 조성된 천연보호림으로 느티나무와 팽나무·왕버들나무가 40여그루 모여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 마을에서는 80년의 역사를 지닌 모평헌(募平軒), 소풍가(笑豊家), 희소문(喜笑門-영화황토민박집) 등의 한옥민박집에서의 숙박체험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물레방앗간을 비롯, 숲 속 물놀이 체험장, 전통 찻집운영 및 녹차케이크만들기, 장 담그기 체험, 오디 따기, 누에 먹이 주기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체험거리가 풍성하다.

■ 맛집-갯뻘수산

살짝 데친 낚지 잘게 썰어 김·고춧가루·소면 넣고 물에 말아 먹으면 별미


바닷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횟집이지만 이 집이 지역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은 이 집의 간판 메뉴 낙지물회 때문이다. 살짝 데친 낙지를 잘게 썰어 김, 고춧가루, 양파, 각종 야채, 소면과 섞어서 물에 말아 먹는다. 주인 김준호씨는 "여러 번 시도 끝에 개발한 메뉴"라며 "6만원짜리 한 접시에 낙지 여섯 마리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여섯 마리라는 말에 양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겨우 두 명이 먹었는데도 금세 바닥이 났다. 값이 다소 비싼 느낌이다. 양은 물회에 들어가는 소면으로 조절해준다. 함평읍 중앙길 79-1 (061)324-1177

/함평=글·사진 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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