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범여권 쇼크…대선 시나리오 차질

[정운찬 대선출마 포기] "돈·세력 부족으로 포기" 현실정치 한계 노출<br>'후보중심 통합' 삐걱…민주등 목소리 커질듯<br>정동영·손학규·김혁규등 기존주자 부각 예상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17대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난 후 굳은 표정으로 차에 오르고 있다. /류효진기자

범여권 쇼크…대선 시나리오 차질 [정운찬 대선출마 포기] "돈·세력 부족으로 포기" 현실정치 한계 노출'후보중심 통합' 삐걱…민주등 목소리 커질듯정동영·손학규·김혁규등 기존주자 부각 예상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17대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난 후 굳은 표정으로 차에 오르고 있다. /류효진기자 범여권이 30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큰 쇼크를 받았다. 올초 유력 대선주자였던 고건 전 총리가 낙마한 데 이어 또 다시 잠재적 주자가 사라짐에 따라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신당 창당은 물론 대선후보 선정 시나리오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운찬 중도하차 이유는=이날 정 전 총장의 중도하차 소식을 들은 범여권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절망감을 나타냈다. 단순히 정 전 총장 개인의 자질 논란을 떠나서 '과연 범여권이 대선주자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가'라는 정치적 한계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정 전 총장이 중도하차의 배경에 대해 "제가 그동안 소중하게 가져온 원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정치세력화를 추진해낼 만한 능력도 부족하다"고 설명한 대목에서도 이 같은 한계점을 읽을 수 있다. 이 발언의 행간에는 '기존의 정치권에는 나의 정치원칙을 구현시켜줄 만한 세력이 없고, 그렇다고 신당을 만들자니 자금과 세력이 부족하다'는 고민이 담겨 있는 것이다. 범여권의 한 관계자도 "정 전 총장이 정치권의 여러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영입제안을 받았으나 서로 뜻이 맞지 않았다"며 "그래서 독자신당을 만들려고 했으나 자금조달 방법과 세력구축을 놓고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고 전 총리의 대선출마 포기 사정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결국 인물이 있어도 이를 받쳐줄 세력을 범여권이 결집시키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정운찬'이 나오더라도 대선 포기의 결과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범여권 후보중심 통합론 삐걱=5~6월 중 신당을 만들어 오는 9~10월 중에는 대선후보를 최종 결정하겠다던 범여권의 정계개편 구상도 처음부터 다시 짤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최근 '대선후보 중심 통합론'을 내세웠던 열린우리당의 전략은 힘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인물 중심 통합이 아니라 세력 중심 통합으로 정계개편의 방향이 가닥을 잡아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4ㆍ25 재보선을 통해 지역적 기반과 지지계층 기반이 확인된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게 됐다. 지역기반이 없는 통합신당모임도 지구당 설립에 더욱 박차를 가해 독자신당 창당 작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핵분열이 가속화돼 정파별ㆍ후보군별로 범여권의 다른 진영과 합종연횡하는 다극화 구도로 빠질 것이 유력시된다. 이렇게 되면 '범여권 통합신당→단일 대선후보 옹립'보다는 '범여권 복수 신당­→대선후보들의 연대' 형태로 결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세력+비전+흥행성' 3박자 후보 발굴 촉박=범여권의 대선구도에서는 정 전 총장의 이탈로 기존 주자들이 부각될 전망이다. '정치적 세력+비전+대중적 흥행성'의 3박자를 갖춘 주자가 필요하지만 촉박한 대선일정을 감안할 때 정치권 밖에서 또 다시 신인을 발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원내 세력기반이 탄탄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범여권의 지지율 1위 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결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력기반 1위ㆍ지지율 1위'의 후보 연대가 탄생하는 것이다. 친노성향의 대선주자들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진보ㆍ개혁성향 유권자들의 고정표를 받을 수 있고 정치력과 국정운영능력이 검증됐다는 게 장점이다.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혁규 의원과 이해찬ㆍ한명숙 전 총리,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재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침 한 전 총리는 이날 대선출마 의지를 피력했고 손 전 지사의 지지모임인 '선진평화포럼'도 이날 발족됐다. 입력시간 : 2007/04/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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