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관심거리였던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대로 0.5%포인트 금리인하라는 선물을 주고 지나갔다.앞으로 주식시장을 견인할 결정적인 계기(모멘텀)가 없다고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주식시장의 최대 이슈는 근본적인 경기문제로 회귀한다.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원화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내수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인 데다가 소비심리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 4월 실업률 또한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 3.8%로 나오면서 오는 24일 발표되는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4%로 높게 발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상치와 부합한다면 국내 경기가 바닥권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돼 가면서 2ㆍ4분기 예비 발표(pre- announcement) 시즌인 6월까지 기업실적 발표의 공백기에 접어들었다. 미국 또한 경기회복 여부에 주식시장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말 예상을 뛰어넘는 2%로 발표되면서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을 부풀게 했던 미국 1ㆍ4분기 GDP 성장률 수정치가 현지시간으로 오는 25일 발표될 예정이다.
1.6%로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예측치인 1.1% 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대상은 아니다.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기조가 여전히 유효한데다 소매판매나 주택경기가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 2월과 3월 기업재고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은 점차 자리를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경기회복의 복병은 단연 실업과 정보기술(IT)산업의 부진이다. 기업들의 비용감소 정책으로 감원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실업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실업률 상승은 금리인하로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소비를 재차 위축시키는 최대 위협요소다.
치솟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지난 주는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일시적이나마 실업에 대한 우려가 사그러들었다. 이번 주도 24일 발표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에 관심이 모아진다.
IT제품의 재고는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지난 3월 컴퓨터와 정보통신제품의 재고/매출 비율이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증가 보다는 재고감소에 기인한 것이어서 아직 IT제품에 대한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는 없다. 바로 이것이 현재 싹트고 있는 경기회복 기대감을 억누르고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오는 25일 발표되는 신규주문 동향에서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는데, 재고가 줄어든 상태에서 IT제품의 신규주문이 늘어나는 것으로 발표될 경우 하반기 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업 구조조정 문제도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AIG의 현대투신 실사결과가 한 주 연기돼 5월 마지막 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주 대략적인 윤곽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달 중순으로 예상됐던 외환카드 매각 건까지 겹친다면 최근 부각되고 있는 국내기업의 해외 매각 이슈에 불을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주 주식시장은 경기회복 신호 출현 여부와 기업구조조정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 600포인트대에 밀집된 매물대를 뚫고 올라가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현 지수대가 유지된다면 곧 60일 이동평균선도 상향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흐름이 전망된다.
/전상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