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ㆍ통합민주당 내 차기 당권 경쟁이 각각 후반전으로 치달으면서 당권 주자 간 대결구도가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박희태ㆍ정몽준ㆍ허태열 최고위원 후보의 3강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공성진ㆍ김성조 후보의 추격전이 치열하다. 민주당에서는 정세균 후보의 우세 속에 정대철ㆍ추미애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1강 2중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는 오는 7월3일, 민주당 후보는 7월6일 결판(전당대회)을 앞두고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어 우세 주자와 추격 주자 간의 승부 결과는 막판까지 예측불허다.
◇한나라, 무계파 표심 주목=한나라당의 당권 구도는 친박 성향의 진영 후보가 사퇴하면서 한층 압축됐다. 친박계가 허태열-김성조 후보에게 각각 한 표씩 안배하면 세 규합 효과를 한 층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나라당의 최고위원 5석 중 여성 몫으로 사실상 박순자 후보에게 확정된 것을 뺀 4자리 중 3자리는 3강에게 내어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최고위원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공성진ㆍ김성조 후보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3강의 싸움에서는 무계파의 표심이 중요 변수다. 한나라당 당권경쟁은 대의원의 1인 2표제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친이나 친박이 아닌 무계파 대의원들이 어느 쪽을 선택할지 예측불허다. 정몽준 후보 측은 친이ㆍ친박 사이에서 중립적 이미지가 강해 무계파의 표를 모으는 데 유리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반면 박희태 후보 측은 부동표는 결국 대세로 쏠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대의원의 52%를 차지하는 여성표의 향배도 변수여서 한나라당 당권의 향방은 투표일 직전까지 혼전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 원외 표심이 관건=민주당에서는 정세균 후보가 비교적 우세하다는 것이 수면 위의 중론이다. 정세균 후보 측에는 송영길 의원, 임종석ㆍ윤호중ㆍ정봉주 전 의원 등 386출신 인사들과 4선의 중진인 이미경 의원을 비롯, 수도권 의원들의 광범위한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쟁주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추미애 의원은 최근 당내 개혁진영의 뒷받침을 얻으며 세력 열세를 상당히 만회하고 있다는 게 당직자들의 전언이다. 천정배ㆍ이종걸 의원, 정성호ㆍ제종길 전 의원 등 옛 민생정치모임 출신 인사들과 문학진 의원, 김근태 전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민평련 등이 개혁진영 내 추미애 지지그룹으로 꼽힌다.
정대철 후보는 원외라는 핸디캡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차별화의 강점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18대 국회에서의 민주당 의석수가 17대 국회에 비해 반 토막이 나다시피 하면서 상대적으로 원외의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