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드라마로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공동 창작의 개념을 받아들이고 미국처럼 선진화된 작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합니다." '종합병원' '허준' '올인' '주몽' 등 흥행작의 극본을 잇따라 맡아 '흥행 제조기'로 잘 알려진 최완규(45ㆍ사진) 방송작가는 5일 "한류 등으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작가 한 명이 쓰는 작품은 최소한 20억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공동 작가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작가 공동 제작 시스템 도입의 절실성을 이같이 역설했다. 최 작가는 "스타작가가 과도한 권력을 누리는 한국드라마 제작 현실에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한 공동 창작 시스템이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고민의 연장으로 최근 '에이스토리(ASTORY)'라는 드라마 콘텐츠 제작사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에이스토리는 30여명의 드라마 작가가 속해 있으며 미국식 공동 창작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 작가는 "드라마 제작에서 점차 기획의 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한 명의 작가로는 좋은 작품을 낼 수 없다"며 "종합병원 집필 이후 공동 작가 도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던 중 아주 감탄할 만한 미국 의학 드라마 'ER'을 보게 됐고 이 작품이 수십 명의 작가가 집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회사 설립을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식객' '최강칠우' '로비스트' 등에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한 공동 창작 시스템은 스타작가가 과도한 권력을 누리는 한국드라마 제작 현실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쉽게 말해 크리에이터는 직접 대본을 쓰지는 않지만 기획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을 말한다. 크리에이터는 미국식 작가 시스템으로 이제 한국에서 막 자리잡아 가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참여하는 공동 창작 방식은 여러 작가가 회의를 거쳐 공동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토대로 집필 작가가 대본을 완성한다. 최 작가는 "새 한류 바람을 타고 우리 시장이 커져가니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에이스토리'를 만들었는데 아직까지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게다가 최근에는 '아내의 유혹'처럼 전개 속도가 빠른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길들여져 있어 올해는 '아내의 유혹'과 같은 템포감을 잘 활용하되 말이 되는 드라마를 선보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