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차폰'서 '차는 폰'으로 진화… 손안의 PC로 일상을 지배하다

美보다 15년 늦은 출발 불구 스마트폰 보급률 67% 달해

작년 LTE-A 서비스까지 뛰어난 기술력으로 세계 재패



#.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 TV를 켜 날씨를 알아보고, 막히는 출근길은 참을 수 밖에 없다. 외근 중 공중전화를 찾아 회사로 전화해 업무 지시를 받고, 보고서는 회사에 들어가 타자기나 수기로 작성해 제출한다. 보고서 결재는 상사가 자리에서 직접 확인해야 가능하다. 각종 은행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상사의 눈치를 보며 영업시간 종료 전 은행에 들러 긴 줄을 서서 보고, 주문음식 대금은 현금으로 준비해야 하며, 놓친 드라마는 재방송이 아니면 다시 볼 기회가 없다.

#. 스마트폰 알람에 맞춰 일어나 날씨를 체크하고,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으로 막히지 않는 길을 안내받아 출근한다. 대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외근 중 업무 지시를 받고, 이메일 보고서를 상사에게 전송한다. 휴식시간에 주식 앱을 통해 시황을 알아보고, 인터넷 뱅킹으로 쇼핑 대금을 결제한다. 퇴근 후 집에서 외식 앱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해 모바일 결제하고, 주문형비디오(VOD) 제공 앱으로 지난주에 보지 못했던 드라마를 시청한다.

이동통신서비스가 활성화 되기 전과 모든 일상이 스마트폰으로 이뤄지는 삶의 변화다. 오는 29일 SK텔레콤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서비스가 1984년 차량전화서비스(카폰)로 사업을 시작한 뒤 30년을 맞는다.


26일 SK텔레콤 등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나라 이동통신 서비스는 뛰어난 기술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67.5%로 전 세계 1위이며,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도 3,000만명으로 보급률도 1위다.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2월 기준으로 5,502만 명으로 전 국민이 1대 이상 보유 중이다. 보급률은 110%에 달한다. 한국이동통신서비스가 현재와 같은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1988년 이후로 보면 불과 26년 만에 세상이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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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15년 늦게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1996년 2세대(2G)로 불리는 미국식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을 채택하면서 판도를 뒤집었다. 당시 주요국가들이 유럽통화방식(GSM)을 고집했지만 CDMA를 전격 도입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2002년 3G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6년 이동전화 기반 3.5G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상용 서비스를 개시했다. 모두 세계 최초다.

또 2012년 4G LTE 서비스를 상용화 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LTE 어드밴스드(LTE-A)를 제공하게 돼 속도 경쟁을 이끄는 중이다. LTE-A는 기존 LTE보다 2배, 3G보다는 10배 빠른 속도인 150초당메가비트(Mbps)를 구현한다. 또 7월부터는 광대역 LTE-A가 전국에서 제공된다. 나아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LTE보다 4배 빠른 3밴드(band) LTE-A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800메가바이트(MB) 영화 한 편 다운로드 속도로 비교하면 2G 환경에서 7분 24초가 걸리던 것이 LTE(75Mbps)에서 1분25초, 광대역 LTE(150Mbps) 64초, LTE-A 43초 등으로 단축되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에 광대역 LTE-A 칩셋이 개발돼 적용되면 최대 225Mbps로 28초까지 단축된다.

이통시장 성장에는 통신기술 뿐 아니라 단말기 경쟁력도 한 몫을 했다. 초창기 단말기 시장은 주로 외국 제품을 들여오는 데 그쳤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금성통신, 현대전자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글로벌 업체들과 제휴하고 개발에 착수하면서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80년대 4kg이 넘는 단말기는 2G 환경의 폴더폰으로 진화했고, 3G와 4G를 거치며 더 가벼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이통시장은 속도 경쟁과 함께 사물지능통신(M2M)으로 확장하는 추세"라며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4'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스마트카 제품들이 대거 선보였는데 이제는 융복합 시장을 주도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30년의 역사 동안 이통사들의 매출도 급증했다. 29일 창립 30주년을 맞는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매출 16조6,021억원, 영업이익 2조111억원, 순이익 1조6,095억원으로 세계적 통신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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