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대선결과, 亞 경제금융 판도에 별무영향"

케리 당선이 장기적으로 유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혹은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당선 여부가 아시아의 외교.안보 상황에는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나 경제 쪽에서는 이렇다할 판도 전환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시아지역 전문가들이 일제히 내다봤다.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 다우존스는 1일 도쿄, 서울, 뉴델리, 시드니, 싱가포르, 자카르타, 카라치 및 방콕의 경제금융 전문가들을 인용한 싱가포르발 종합 기사에서 이렇게 지적하면서 그러나 케리 당선이 장기적으로 부시 재집권보다는 아시아경제에 아무래도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케리가 그간의 선거 캠페인에서 무역적자와 아웃소싱으로 인한 미 경제의 피해를 부각시키는 입장을 취해왔다면서 따라서 그가 당선될 경우 부시에 비해상대적으로 아시아에 더 압력을 가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도쿄 소재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의 사토 야카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다우존스에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가 크기 때문에 케리가 당선되면 아무래도압력이 가중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따라서 부시의 재집권은 미국 증시도 그렇지만 아시아 증시에도 일단 호재가 될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증권과 성향상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시장의 경우 아무래도 케리 당선 쪽을 선호한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LG경제연구소의 신민영 애널리스트는 다우존스에 "부시가 재선되면 실질적인 달러약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면서 반면 "케리가 집권하면 상대적으로 강한 달러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케리가 평소 중국의 위안(元) 저평가 고수 입장을 비판해왔기 때문에 그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부시 행정부에 비해 중국에 대한 통화정책 압력이 거세져 결과적으로 베이징(北京) 당국이 변동환율제로 더 빨리 옮겨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부시건 케리건 말로는 `차별화'를 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 뾰족한 방책이 없는 것이 한계라고 입을 모았다. 아시아 주요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근본적으로 개선할만한 묘책이 없다는 것이다. 또 미경제 회복의 취약성도 그렇고 현실적으로 약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달러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기 힘들다는 얘기다. 한 예로 부시의 경우 말로는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옹호하지만 실상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발동하는가 하면 농업 보조금을 오히려 높이는 등의 이율배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도 기업인들은 부시가 재집권해도 인도 아웃소싱의 핵심 시장인 미국에 파고드는데 계속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 무디스의 인도 협력선인 ICRA의 수미트라 초드후리는 다우존스에 "아웃소싱 문제는 (미) 선거 때마다 뭇매를 맞는 단골 아이템"이라면서 "아웃소싱이 결국은 정치가 아닌 경제 논리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비슷한 논리를 폈다. 즉 케리가 집권할 경우 부시 때에 비해 압력이 가중될지는 모르나 중국이 변동환율제로 옮겨가는 것이 그들의 경제 안정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마냥 밀어붙일 수만 없다는 것이다. 반면 석유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케리 당선이 아무래도유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호주 소재 UBS의 스콧 하슬렘 수석 애널리스트는 다우존스에 "케리가 중동 문제를 부시에 비해 덜 공격적으로 다룰 것이기 때문에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대통령' 카드가 이런 측면에서 아시아 채권.증권시장에도 궁극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달러가치 회복과 고용창출, 그리고 엄청난 재정.무역적자 축소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는 부시건 케리건 묘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ING 파이낸셜 마켓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측이 경제의 `소프트패치'(회복기의과도적 침체)를 강조하기는 하지만 추가 경기부양책 없이는 고용을 늘릴 수 없음을우리가 안다"면서 "미 경제의 취약성은 이미 통화.재정정책으로 어떻게해볼 수 있는성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ING는 미국 선거가 끝난 후 달러를 매각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자카르타 소재 스탠더드 차터드의 파우지 이찬 애널리스트도 다우존스에 "누가승리하건 미 경제의 건강을 되찾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케리가 승리할 경우 중동 문제를 부시에 비해 유화적으로 풀려는 노력을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이것이 "장기적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태국 출라롱콘 대학 경제학부의 솜포프 마나랑산 교수가 다우존스에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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