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어ㆍ스노보더들의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겨우내 시즌권을 끊어놓고 주말마다 스키장으로 출퇴근하는가 하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스키ㆍ보드를 즐기기도 한다. 그러나 과도한 열정은 사고를 부르기 마련. 하루 5~7시간 이상 쉬지 않고 즐기거나 야간에 쌩쌩 달리는 기분을 느끼는 스키ㆍ스노보드 매니아들은 늘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스키장에서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람이 5분에 1명 꼴이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부상을 당해도 깁스를 한 채 스키장을 찾을 정도로 겨울 스포츠에 중독된 이들은 반복된 부상으로 만성적인 관절병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키장 부상 중 가장 흔한 것은 무릎 앞 전방십자인대 부상이다. 영하까지 내려가는 추운 날씨에 딱딱하게 굳어있는 근육으로 갑자기 운동을 하면 다칠 확률이 높아진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질 때 무릎 아랫 부분이 계속 앞으로 밀려나가면서 파열되기 쉽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허벅지뼈와 정강이뼈를 튼튼하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 관절 속에 출혈이 발생, 무릎이 붓고 관절이 불안정해 통증이 생기지만 보통 2~3일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상을 얕보고 계속 무리하면 십자인대와 연결돼 있는 연골판까지 손상돼 퇴행성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전방십자인대 부상 초기에는 냉찜질과 부목 고정 등의 응급처치를 하면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완전히 파열된 십자인대는 저절로 붙지 않으므로 대부분 수술을 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전방십자인대 손상을 입었더라도 비교적 무릎 주변 근육이 튼튼하기 때문에 인대재건술을 통해 90% 이상 회복될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은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한다. 수술시간이 짧고 출혈이 적으며 절개부위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도 빠르다. 고령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수술 후 6개월이면 운동을 할 수 있고 약 1년의 회복기를 거치면 격렬한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관절염 환자 본인의 무릎 힘줄과 허벅지 힘줄을 이용해 손상된 전방십자인대를 최대한 복원하는 '이중가닥 재건술'도 활발하게 시술되고 있다. 이중가닥 재건술은 무릎 관절의 미세한 회전을 기존 수술보다 덜 제한하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