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내주 금융시장 빅뱅 본격화

17일 우리금융 민영화 발표·18일 외환銀 인수 승인 결론<br>● 우리금융- 현행 95% 지분취득 요건 낮춰 다른 지주사 입찰 참여 허용할듯<br>● 외환은행-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부인하면서 하나금융엔 인수 승인 가능성 커

다음주부터 국내 금융시장에서 '빅뱅'이 시작된다. 정부가 국내 5대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착수하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 우리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회사의 품에 안길 경우 자산 6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메가뱅크가 탄생하게 된다. 규모 면에서 한발 뒤처져 있는 하나금융지주도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KB금융지주 및 신한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형 금융지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 민영화방안 발표=금융위원회는 오는 1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고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을 발표한다. 우리금융지주 지분은 현재 금융위 산하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56.97%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위는 다른 금융지주사가 우리금융을 인수할 수 있도록 지분취득 요건을 낮출 방침이다. 현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은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지분의 95% 이상을 사들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적은 지분만으로 다른 금융지주사를 지배해 규모를 확장해나가는 이른바 '레버리지'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지주사를 인수할 경우에는 지분취득 요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두는 방식으로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입찰에 참여하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유력한 입찰 후보로는 산은금융지주가 꼽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지난 9일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해 "누구를 빼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리금융 경영진과 직원들도 자체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역시 인수후보로 거론되지만 자금부담을 이유로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어떻게=우리금융 매각 방안 발표 다음날인 18일에는 금융위 정례회의가 열린다. 금융위가 수개월째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온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 여부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여부가 이날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 금융위원장이 "상반기보다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며 이달 중 마무리 짓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선 승인 후 심사'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두 결정이 동시에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을 부인하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해주는 절충안이다. 금융위가 "두 사안은 법적으로 별개"라며 애써 연관성을 부인해온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렇게 되면 론스타는 당초 계약대로 외환은행 지분을 하나금융에 팔고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하나금융도 외환은행 인수라는 숙원사업을 해결하게 된다. 다만 '주가조작을 저지른 범죄집단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는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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