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 공세로 원ㆍ달러 환율이 1,060원 초반까지 미끄러졌다.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 타결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외국인들의 주식 매입자금이 유입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1,050원대 진입이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원80전 하락한 1,063원70전에 마감했다. 지난 15일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1,070원이 붕괴된 후 사흘째 하락세이며 1월22일(1,062원30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50전 상승한 1,066원으로 출발했으나 장 초반 하락세로 반전한 후 미국발 부채한도 증액 합의 소식에 1,063원10전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주식을 매수하려는 외국인들의 환전수요가 몰려 원화값을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의회가 디폴트라는 최악의 사태는 막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원ㆍ달러 환율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장 막판 다소 오름세로 돌아서 낙폭이 제한됐다. 단기간 하락에 대한 우려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매도)도 많지 않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추가 하락을 막은 요인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의 관심은 1,060원 붕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수급을 고려할 때 조만간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 지속과 선박수주 물량 증가 등 실물 부문의 달러 유입에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까지 겹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환당국의 개입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환율반등의 재료가 없어 환율은 하락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며 "올해 장중 최저치인 1,054원50전 붕괴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