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조달시장 뚫으려면

미국 국방부는 올해 IT 보안 분야 구매에서만 70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조달시장 설명회를 위해 방한한 미국방부 조달관의 이야기다. 지난해 미국방부는 1,500억달러가 넘는 물자를 구매하였고, 미국 연방전체로는 3,000억달러, 주정부와 퀘시정부(다양한 형태의 정부기관 및 산하기관)를 합칠 경우 7,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많은 IT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워싱턴지역에서 정부를 상대로 사업을 하는 조달기업들은 활황세를 보이고 있음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미 정부조달 시장 진출실적은 3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미국의 일반수입시장(상업시장)에서는 300억달러대의 수출로 3% 대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미미하기 이를 데 없다. 혹시 우리기업의 경쟁력이 문제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든다. 그러나 이점에 대해서 미 조달관은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그 이유를 정리해 주었다. 첫째, 한국기업들은 미국의 조달시장 관행에 대해 전혀 공부하거나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미국의 조달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단순히 가격을 가지고 흥정하는 일반상품시장과는 다르다. WTO가 제정한 정부조달협정에 대한 이해와 미국 조달부서의 복잡한 절차규정이나 영문서식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전문 인력의 확보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둘째, 정부의 조달계약은 한번 체결하면 5년, 10년간 장기 공급권을 갖는 것인 만큼 입찰부서나 공급예정자나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상담을 해야 하는 데, 한국 기업들은 뜸을 들이고 시간을 활용하는 자세가 부족하다. 셋째, 미국정부는 소수 민족계 기업에 대해 구매 우대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정부 기관들은 구매시 이들 소수 민족계 기업으로부터 최소 25%를 구매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미국 내 교포기업을 통하여 입찰시장에 참가한다면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화교계 기업이나 라틴계 기업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 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이제 이런 충고를 우리의 것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미국의 조달기관들은 보다 투명한 절차를 통해 가능한 많은 공급선을 발굴함으로서 좋은 상품도 사고 또 구매경비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 조달관이 조달 성공기업을 대동하고 한국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미국의 정부 조달시장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미국조달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성공을 앞당겼다고 한다. 우선 미국의 조달시장은 투명하다. 누구나 절차와 규정만 지킨다면 동일하고 동등한 자격으로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미국의 조달시장은 한번 계약을 맺으면 5년 또는 10년의 장기간이라 안정적이다. 따라서 계약을 성실히 실행하다 보면 다른 계약에서도 전번 계약실적을 바탕으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어 회사가 급성장할 수 있다. 더욱이 정부조달시장은 상업시장의 관행과 달리 매년 인플레율 이상으로 가격도 인상시켜주고 안정적인 수급조절을 통해 재고 문제를 해결해 준다. 앞으로 양국간의 교역확대는 정부조달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간단히 계산하더라도 미국 전체의 정부조달시장을 7,000억달러라고 할 때, 우리가 상품시장에서와 같이 3%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면 약 210억달러를 수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새로운 시장인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국 조달부서에서도 우리기업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만큼 결코 늦은 시작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정부에서도 이의 중요성을 십분 이해해 향후 3년간에 걸쳐서 우리기업의 대미조달시장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정부조달부문의 최대 전시회인 FOSE(포시)가 계획되어 있으며, 미 조달청에서 주는 입찰참가 자격(GSA 스케줄)에 우리나라의 유망 기업 등재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 9월 26~27일 워싱턴에서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입찰전문가와 정부와 주계약을 갖고 있는 미국기업(프라임콘트랙터)들을 초청해 대규모 컨퍼런?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조달 시장에서 남보다 한발 앞서 개척하려는 기업들의 많은 동참을 권유한다. /요영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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