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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피는 호수 정취 만끽… 고인돌 등 볼거리도 수두룩
충북 제천 산야초마을은 청풍호(충주호) 가까이에 자리한 농촌체험마을로 해마다 1만여명이 다녀간다.
이 마을의 인기 비결은 산에서 나는 약초. 금수산 자락에서 자생하는 각종 약초를 이용해 두부와 떡 등을 만들고 몸에 좋은 비누와 연고ㆍ한방차ㆍ베개ㆍ화장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아궁이 불 때기, 장작 패기, 고구마와 감자 캐기 등 농촌 체험도 가능하다. 산수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몸에 좋은 약초로 생활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힐링 여행지다.
여름에는 산에 올라 약초를 캐고 농사체험을 하지만 겨울에는 두부ㆍ인절미 등 음식 만들기 체험이 준비돼 있다. 어른들에게 익숙한 일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체험이다. 노란 콩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쓱쓱 돌아가는 맷돌도 재미있고 콩물이 나오는 것도 신기하다.
두부를 만들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다. 물이 팔팔 끓는 무쇠 가마솥에 콩물을 넣고 끓여 망에 거른다. 이어 간수를 부으면 서서히 굳으면서 두부가 만들어진다.
어른들은 건강에 관심이 많은 까닭에 약초 주머니, 약초 베개, 약초 비누, 약초 화장품, 약초차 만들기 등의 체험을 즐긴다.
한방차의 대표 격인 쌍화차 만들기는 당귀ㆍ천궁ㆍ숙지황ㆍ황기ㆍ대추ㆍ작약ㆍ감초ㆍ계피ㆍ생강 등을 저울에 달고 모시 보자기에 담으면 끝이다. 집에 가서 끓여 마시면 된다.
약초 주머니 만들기도 인기다. 약초의 쌉쌀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머리를 맑게 해 방향제로 사용하면 제격이다. 잘게 썬 고수ㆍ황기ㆍ정향ㆍ당귀 등을 적당량 모시 주머니에 담고 예쁜 복주머니를 덧씌우면 된다. 약초 체험을 하는 시간은 짧지만 몸에 밴 약초의 향은 오래 남는다.
산야초마을은 도시 사람들이 즐겨 찾는 농촌체험마을이 됐지만 마을이 형성되는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마을이 생겨난 것은 지난 1985년 충주댐이 완공된 후다. 호수가 생기면서 마을이 수몰돼 갈 곳 없는 주민들이 금수산 자락의 비탈밭에 모인 것이다. 가진 것 없어 힘들게 비탈밭을 일궜지만 고구마와 옥수수 같은 일반 작물은 심을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작물이 여물기 무섭게 멧돼지ㆍ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기 일쑤였다. 결국 약초와 고추처럼 야생동물이 먹지 않는 농작물만 기를 수 있었다.
마을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하천리가 농촌 전통 테마마을로 선정되면서부터다. 김태권 사장이 마을에 '약초생활건강'이라는 회사를 차려 주민들이 생산한 약초의 수매와 가공을 책임졌고 마을 방문객에게 약초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여 소득을 올렸다. 마을 이름도 약초를 테마로 한 '산야초마을'로 바꿨다.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현재는 일곱 가구가 산야초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산야초마을은 여느 농촌체험마을과 분위기가 다르다. 체험장과 민박이 모여 있고 건물도 새로 지어 깨끗하지만 시골 느낌은 나지 않는다.
산야초마을에서 체험을 마쳤다면 가까운 여행지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청풍호는 제천의 이름난 여행지를 모두 품고 있다. 겨울 호수는 여름에 비해 생동감이 떨어져도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평화로운 풍경이 나그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청풍문화재단지는 청풍호와 제천 지역의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의 문화재를 한곳에 모아 조성했는데 선사시대 고인돌부터 고가ㆍ관아 등 볼거리가 많다. 고가에는 집주인이 사용하던 생활 유품 1,600여점이 옛 모습 그대로 전시돼 있다.
청풍문화재단지에서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가에는 박정우염색갤러리가 있다. 염색 회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실크에 염료로 그림을 그리고 번짐을 막기 위해 파라핀을 녹여 덧씌운다. 도화지나 한지 대신 실크에 그림을 그려 색이 곱게 배어든 느낌이 몽환적이면서도 화려하다. 작가가 수작업으로 제작한 스카프ㆍ커튼ㆍ모자 등 생활 소품을 구입할 수 있고 다른 작가의 미술 작품 전시회도 감상할 수 있다.
청풍랜드 조각공원도 겨울 호수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청풍 지역이 물에 잠기면서 수몰민이 정든 고향을 기억할 수 있도록 만남의 광장을 조성했다. 광장에는 62m 번지점프, 청풍호 위를 나는 빅스윙, 인공 암벽장, 조각공원 등이 있다. 조각공원에는 호젓한 오솔길 따라 수몰민의 삶과 청풍의 사계를 소재로 한 조각작품 35점이 전시돼 있다. 만남의 탑 앞에는 수몰 전 청풍면과 한수면의 마을을 그대로 재현한 동판이 있어 향수를 떠올릴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여행수첩 - 산야초마을 http://sanyacho.go2vil.org - 박정우염색갤러리 http://cafe.daum.net/dyeart - 약초생활건강(약초 체험) www.yakcholife.com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남제천 IC→82번 지방도(청풍 방면)→청풍리조트→능강솟대문화공간→하천리 산야초마을 ▲ 숙박 정보 - 청풍리조트 : 청풍면 청풍호로, (043)640-7000, www.cheongpungresort.co.kr - 호수풍경펜션 : 금성면 청풍호로,( 043)642-8049, www.greenlake.kr - 퐁네프펜션 : 청풍면 청풍호로, (043)653-5566, www.pontneuf.kr - 갈잎소펜션 : 청풍면 청풍명월로, (043)646-6646, www.galipso.com ▲ 식당 정보 - 예촌 : 약채정식, 청풍면 청풍명월로, (043)647-3707 - 하마가든 : 닭백숙, 금성면 신담2길, (043)651-5613 - 송강어가매운탕 : 쏘가리매운탕․토종닭, 한수면 미륵송계로, (043)651-8115 - 대보명가 : 약초밥상, 제천시 용두대로, (043)643-3050 ▲ 주변 볼거리 능강솟대문화공간, 옥순봉, 금월봉 관광지, 율지리 말목장, 청풍호 자드락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