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원순“잡스 같은 성과 서울시정서 보일 것”

서울시장 보선 野단일후보 박원순 동행취재<br>"민주 입당은 선거 이후 추진"<br>사회적 기업 찾아가 애로 청취<br>'한전 기부금 횡령' 주장엔 "어이 없다" 적극 일축하기도

6일 오전9시15분 국회 민주당 대표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하는 박원순 변호사가 웃음을 띠면서 들어섰다. 그를 기다리던 손학규 대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등 짐짓 여유를 보였지만 전날 사퇴파동의 여파로 굳은 표정이었다. 먼저 손 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박 후보에게 자유를 드리겠다. 해방시켜주자." 손 대표는 "박 후보가 민주당 후보라고 생각하고 힘을 합쳐 승리하는 것이 대통합정신의 기반이 되고 더 큰 민주당을 만드는 길"이라며 10ㆍ26 선거 전 입당요구를 공식 철회했다. 말은 부드러웠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박 후보는 내내 의자 앞쪽에 앉아 두 손을 모은 채 손 대표의 말을 경청했다. 그는 웃으면서 "제가 정말 해방된 느낌"이라며 홀가분한 심경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말씀하신 통합과 변화ㆍ혁신이라는 것은 우리 시대 정신이고 가장 큰 화두로 민주당이 중심이 돼 이뤄가야 하고 함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10ㆍ26 이후 내년 4월 총선 전에 입당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시의회와 구청장의 태반이 민주당인 상황에서 야권에서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 때(민주당은 12월 초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할 예정) 같이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손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백지수표를 위임했다고 하시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 두 사람은 이날 오후5시에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서울 지역 민주당 위원장들과 함께 다시 만났고 손 대표는 "박 후보는 사실상 민주당 후보"라는 점을 주지시켰다. 만약 지난해 6ㆍ2 지방선거에서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의 전철을 밟았다가는 박 후보는 물론 민주당도 공멸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무당파 중도층을 의식한 박 후보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이번에 입당했다면 민주당의 대안이 될 수 있을 텐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민주당과의 야권연대를 직접 확인한 박 후보는 이날 범여권의 잇단 의혹제기 등 네거티브공세를 뒤로 한 채 공공의 이익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을 방문하는 등 민생행보를 이어갔다. 우선 신당동의 '행복한 도시락'을 방문해 위생복으로 갈아입은 그는 결식아동 등에게 배달될 도시락을 만들었다. 이어 '해피바게트' 카페를 방문해 빵과 음료수를 앞에 놓고 각 분야의 사회적 기업 대표들과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사회적 기업인들의 애로를 일일이 메모하던 그는 "제가 꼼꼼원순입니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사회적 기업이 활짝 웃게 사회적 기업 센터를 만들고 일종의 투자은행식 사회투자기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빵집을 나선 그는 기자들이 에워싸자 "정부와 서울시가 뭐하는지 모르겠다. 공급자 중심"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생색내기식으로 돈만 지원한다고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기부물품을 팔아 불우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를 책임졌던 그는 기부와 이윤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일자리 복지와 공공이익'이라는 소신을 실천했다는 평을 듣는다. 현장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많았으나 일부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신당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민수(가명ㆍ39)씨는 "박 후보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 같아 좋다"고 밝힌 반면 주민 이정출(가명ㆍ65)씨는 "자꾸 의혹이 제기돼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도 범여권의 의혹제기에 대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적극 일축했다. 그는 강용석 의원이 이날 주장한 아름다운재단의 한전 기부금 11억여원 횡령 주장에 대한 입장표명을 기자들이 요청하자 "아이고 누가 횡령해요. (저와 강 의원 중) 누구를 믿으시겠어요"라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전문가가 써주면 읽는 것 하고 현장에서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원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염치가 없어 아직 연락하지 않았다"고만 말해 여지를 남겼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사망소식에 애도를 표하며 "사람들의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대안적 상상력으로 늘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동지적 느낌이 든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면서 "이제 내가 그런 것들을 서울에서 보여드려야 할 상황"이라며 서울시정의 혁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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