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9일 박상규ㆍ김원길 한나라당 의원, 박병윤ㆍ한화갑 민주당 의원을 소환, 불법 대선자금 및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박상규 한나라당 의원이 민주당 후원회장 시절 2개 기업으로부터 2억4,000만원의 불법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잡고 29일 오전 박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2002년 9~10월 대우건설로부터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현금으로 수수했으며 같은 해 10월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 시행사인 하이테크하우징으로부터도 4,000만원을 대선자금 명목으로 건네 받았다.
박 의원은 이 돈 가운데 하이테크하우징으로부터 받은 4,000만원은 개인적으로 사용했지만 대우로부터 받은 2억원은 당에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의원이 2억원의 당 입금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돈이 당에 들어온 흔적이 없어 사용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경기도 인천시 부평동의 박 의원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또 지난 대선 당시 금호그룹으로부터 1억원의 채권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박병윤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박 의원을 대상으로 1억원의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며 “이 돈이 당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이날 하이테크하우징으로부터 6억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화갑 민주당 의원을 피의자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28일 소환 조사한 김원길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2002년 4월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 직전 하이테크하우징 박모 회장이 한화갑 후보 캠프에 6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한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금명간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한 의원이 하이테크하우징 외에 또 다른 기업인으로부터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직접 수수한 단서를 잡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김 의원을 이날 재소환, 박 회장으로부터 10억원을 빌린 뒤 갚은 경위와 이 돈의 성격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밖에 또 다른 정치인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 기업인 한 명을 긴급체포해 조사 중 이라고 덧붙였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