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鄧小平)은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중국의 백만장자는 한국의 네 배가 넘으며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가장 많다. 지난 91년부터 95년까지 중국 경제는 연평균 12.2% 성장했다. 이후 중국 경제는 10%에 근접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눈부신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경제의 ‘에덴 동산’이 아니다. 중국 경제의 문제들은 사회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도 있다.
우선 경제가 번영하는 가운데 잠재적인 디플레이션이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는 반면 중국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물론 디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몇몇 이유는 바람직한 것들이다. 중국 노동자들이 신기술을 갖추고 잘 훈련받은 결과 노동생산성이 증가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잉 생산 역시 물가 하락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너무 많은 철강ㆍ알루미늄 업체가 난립하며 중국은 이들 금속의 순수출국이 됐고 세계 금속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간 부문은 정부 주도 부문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생산성 향상에 가장 많이 기여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민간 부문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생산성 향상이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전망이다.
중국은 플라스틱 장난감부터 휴대전화까지 모든 것을 생산하는 세계의 공장이다.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천연자원은 부족하다. 해외의 공산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중국은 엄청난 자원을 수입해야 한다. 중국은 전세계 구리의 20%를 수입하고 있고 전세계 알루미늄의 21%, 석탄의 30%, 시멘트의 45%를 수입한다. 여기서 우려되는 점은 중국이 자원 사용에 있어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정부는 휘발유 가격을 전세계 평균보다 40%나 낮게 통제하고 있다. 이처럼 인공적으로 낮게 유지한 가격 때문에 중국 경제는 해외에서 수입한 엄청난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가격 통제를 완화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은 사회적 문제를 만들 수도 있다.
수자원 및 대기오염에 따른 비용도 막대하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있는 쑹화강 오염 사고에서 보듯 중국의 환경오염은 중국은 물론 인접국 국민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소득불균형 확대도 중국의 또 다른 문제거리다. 어떤 경제든 성장과 소득평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 수십년간 성장을 강조해온 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소득분배 구조를 가지게 됐다.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격차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급속한 경제 성장에 근거해 건전한 일자리 증가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중국의 일자리 증가는 경제 성장 속도에 크게 뒤져 있다. 몇몇은 이를 ‘중국의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민간 부문의 생산성 향상은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생산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본 지출과 기술 발전도 고용 없는 성장의 또 다른 원인이다.
중국 경제의 공룡인 국영기업은 훨씬 효율적인 외국기업들과 경쟁할 수 없다. 국영기업의 적자가 불어나면서 중국 정부는 몇몇 국영기업의 문을 닫았고 이에 따라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 내 일자리의 상당수는 정부 부문에 있기 때문에 중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파괴가 무기한 지속될 것이다. 게다가 2,000만~3,000만명으로 추산되는 농촌 인력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면서 실업률이 치솟고 있다. 중국 정부는 허가증 발급을 통해 인구 대이동의 속도를 늦추려 하고 있지만 가난한 소작농들은 계속 도시로 옮겨가고 있다. 농촌 서민들은 좋은 차와 멋진 아파트를 소유한 도시에 사는 친척들에 비해 그들의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잘 알고 있다.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행정부는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른 사회 정치적인 문제들을 잘 알고 있다. 소득불균형 심화 외에 부패 스캔들 급증, 국영기업에 의한 해고 등이 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위험들에 대처하기 위해 조화로운 사회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 후 주석은 특히 농촌 지역에서 관료 부패를 일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말단 지역관료에 대한 선거 실시 등 민주적 절차들도 도입됐다. 수년에 걸친 경제 개혁 과정에서도 소작농이나 일부 도시 노동자 등 경제적으로 뒤진 약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이 주어졌다. 빈민층에 대한 세금은 감면됐고 지원비도 늘어났다. 그러나 대중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불만은 늘어나고 있다. 경제적 약자들의 사회적 불안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중국 정부는 사회 정의가 정책의 중심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중국 공산당이 정치적 통제를 완화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치적 불만에 대한 베이징 당국의 신경질적 반응이 늘어나면서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현상태에 도전하는 자는 엄벌에 처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 급속한 경제 성장은 쉬운 일이었다. 중국이 직면한 보다 어려운 과제는 경제의 균형 성장과 소득분배, 사회정의, 그리고 정치적 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