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구조 취약성이 주인/「아시아 G6」 한국 왜 빠졌나

◎OECD가입 등 감안땐 제외 배경 의구심【뉴욕=김인영 특파원】 워싱턴과 뉴욕의 한국대사관·한국은행 관계자들은 한국이 배제된 상태에서 「아시아 G6」 출범 소식을 접하고, 서운함을 표시하면서 모임의 성격과 한국 배제의 배경 등을 다각도로 타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나라가 아시아 금융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제외될 수 있느냐 하는 의구심과 한보사태에서 보듯 취약한 금융구조를 안고 있는한 당연한게 아니냐는 자괴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일단 오는 3월4일 동경에서 첫 모임을 갖는 「6개 시장 그룹(Six Market Group)」 또는 「아시아 G6」는 지난 24일 월스트리트 저널지의 보도와 미재무부의 발표로 공식화됐다. 일본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이 모임의 창설을 간간이 주장해왔고 미국이 조율을 함으로써 구체화됐다. 미국과 일본을 주축으로 하고 중국·호주·홍콩·싱가포르 등 태평양 주변 6개국이 그 멤버다. 그동안 일본과 홍콩·싱가포르·호주 등 4개국의 재무부 및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모임을 가져왔는데 여기에 미국과 중국이 참여함으로써 지역의 금융문제에 대해 보다 실질적으로 논의할수 있게 됐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참여는 회의에 무게를 싣기 위해 당연시되고 있지만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참여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을 끌어들인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앞서 중국을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틀에 묶어두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으로 하여금 오는 7월1일 홍콩 반환후에도 홍콩의 경제적 독립을 보장하며 상해등지의 금융권이 확대되고 있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논의 내용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거시경제운영정책, 금융시장의 발전과 감독방안, 환율 조정 등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와 비슷하다. 또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멕시코 사태처럼 갑작스런 금융위기에 빠진 나라가 생길 경우 지원한다는 목적도 안고 있다. 격에 있어서는 G7회담보다 낮게 잡고 있다. 미국이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과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 대신 로렌스 소머스 재무 차관, 로렌스 메이어 FRB이사를 회의에 보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국이 배제된 가장 큰 원인은 금융구조의 취약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보유 규모, 은행의 여수신 규모와 운영의 전근대성, 증권시장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뒤떨어져 있고, 아시아지역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미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지 한국대사관이나 한국은행 관계자들은 무역규모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11위에 이르고 OECD 가입당시 선진국들이 한국을 가입시키지 않으면 세계 경제의 원활한 운영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던 점을 들고 있다. 따라서 경제규모나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감안할때 한국을 배제하고 아시아 경제를 논의하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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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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