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 금리를 또다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이후 7차례에 걸친 0.25% 포인트씩의 연속 인상을 통해미국의 기준금리는 1%에서 2.75%로 조정됐다.
금리정책 결정기구인 FOMC의 이날 결정은 월가의 당초 예상과 크게 다를 바가없는 게 사실이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미 FOMC가 최소한 이번 회의까지는 금리를 올리더라도`신중한 속도'를 유지, 0.25% 포인트만 올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대목은 FRB가 향후 금리정책 방향과관련, `신중한(measured)'이라는 문구를 그대로 유지, 일단 `신중하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이라는 기존의 통화정책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 인상에 착수할 당시 강조했던 `신중한' 금리인상의 보폭을이번에도 되풀이한 셈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FOMC가 이번 회의 후 발표할 성명에서 `신중한 속도'라는 문구를 더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다음 회의에서는 0.25% 포인트가 아닌 더 큰 보폭의금리인상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은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 정례회의인 5월에 FRB가 금리 인상을 계속하더라도 그 인상폭은그동안의 보폭인 0.25% 포인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FRB가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점이다.
FOMC는 성명에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는 여전히 잘 통제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몇달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가 여전히 잘 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만 언급한 지난달 정례회의 후의 성명내용과는 톤이 다소 달라진 것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우려를 경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명은 그러나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여 최근의 고유가가 인플레이션 압박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해석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이에 앞서 노동부는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0.4% 상승했고,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PPI는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음 정례회의 때 FRB가 `신중한 속도'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금리도 좀 더 공격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신중한 속도'라는 문구를 갑자기 삭제할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 `신중한 속도'라는 문구는 유지하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함으로써 다음 회의 때는 금리인상 속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라일 그램리 전 FRB 이사는 블룸버그 통신에 "좀 더 공격적인 조치, 즉 5월 회의에서 0.25% 포인트를 인상한뒤 6월에 0.5% 포인트를 인상할 수도 있음을 암시한것"이라고 해석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 연구 전문가인 데이비드 존스도 AP통신에 기조가 약간매파적으로 변했다고 전제, "연말까지 금리가 더 높아질 수도 있겠다"며 자신의 연말 금리 예측치를 기존의 3.5%에서 3.75%로 상향조정했다.
그동안 미국의 연방기금금리가 연말에 3.5~4.0%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던 다른 월가 전문가들도 FOMC의 이날 인플레 경고로 연말 금리 예상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씨티그룹과 JP모건 등 9개 투자은행 중 6개 은행은 그린스펀 의장이 올 상반기에 금리를 3.25%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한바 있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의 현 콜금리보다 높게돼 국내외 자금의 대이동 등 경제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올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