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파란만장한 삶과 정치역정… DJ 자서전 출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실망감과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9일 출간된 김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삶과 정치역정을 담은 '김대중 자서전'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서전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외에도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실패, 남북정상 회담 뒷얘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심경 등을 상술하고 있다. 또한 평생동안 침묵해온 자신의 '출생의 비밀'과 자신을 끊임없이 탄압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소회도 포함돼 있다. 2004년부터 김 전 대통령이 41회에 걸쳐 직접 구술한 녹취와 일기 등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 자서전은 '출생에서 정치 입문까지'의 내용이 포함된 1권과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퇴임 후 서거 직전까지'를 기록한 2권으로 나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과거 건설 회사에 재직할 때의 안하무인식 태도를 드러냈다", "실용적인 사람으로 알고 대세에 역행하지 않을 것으로 믿었는데 잘못 본 것 같다", "그는 실용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는 것 같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대북정책과 관련, "이 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대한 철학이 없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서도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이명박 정권에 의해 강요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평생 침묵해온 가정사도 공개했다. 그는 "내 어머니는 평생 작은댁으로 사셨다"는 말로 친모인 고(故) 장수금 여사가 본처가 아니였고, 자신이 '서자'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나는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내 출생과 어머니에 관해서 말하지 않았다. 많은 공격과 시달림을 받았지만 평생 작은댁으로 사신 어머니의 명예를 지켜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사실을 감춘다해서 어머니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셨고, 나 또한 누구보다 어머니를 사랑했기 때문이다"라고 그동안 숨겨온 이유와 이제와 밝히는 배경을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지난 2004년 8월 박 전 대표가 자신을 찾아와 "아버지 시절에 여러가지로 피해를 입고 고생하신 데 대해 딸로서 사과 말씀드립니다"라고 말한 일을 소개하면서 "뜻밖이었고 참으로 고마웠다"고 했다. 그는 또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했다. 박정희가 환생해 내게 화해의 악수를 청하는 것 같아 기뻤다. 사과는 독재자의 딸이 했지만 정작 내가 구원을 받는 것 같았다"고 감격스러운 소회를 밝혔다. 87년 민주화 동지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 실패와 관련해선 "나라도 양보를 했어야 했다", "너무도 후회스럽다", "국민들에게 분열된 모습을 보인 것은 분명 잘못됐다"며 자책했다. 그는 그동안 대통령 중심제를 지지했지만 "이제 민의를 따르지 않는 독재자는 민의로 퇴출시켜야할 때가 됐다"며 "이원 집정부제나 내각 책임제를 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개헌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이밖에 세 아들 홍일, 홍업, 홍걸씨가 로비 사건에 연루돼 기소되거나 구속된 데에 대해선 "억울하다"며 아버지의 절절한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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