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울포럼 2012 결산] 한류, 지나친 상술 피하고 새 아이템 발굴해야 장밋빛 미래

■ 세계적 전문가들의 7대 제언<br>한국만의 창의적 가치 개발<br>한·중·일 산업체인 구축하고<br>국가 브랜드 디자인 노력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2' 둘째날인 지난 17일 올리비에로 토스카니 올리비에로토스카니스튜디오 대표가 동성애를 주제로 담은 자신의 파격적인 베네통 광고를 보여주며 한류 확산을 위해서는 한국만의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지난 17일 성황리에 폐막한 '서울포럼2012'에 참석한 세계적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한류가 경제ㆍ문화ㆍ정부 분야의 칸막이를 깨고 융합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기존의 아이템만으로는 글로벌 한류팬을 계속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는만큼 새로운 분야에서의 아이템을 발굴해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이 같은 한류의 진화를 위해 서울포럼 주요 연사들이 제시한 7대 제언을 소개한다.


(1) 문화 한류에 기술력을 더하라.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 달인으로 평가 받는 잭 트라우트 트라우트앤드파트너스 대표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국가가 문화만으로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소비자들이 독일 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독일의 기술이 뛰어나서지 문화가 뛰어나서가 아니다"라며 "한국의 경제한류의 초점을 앞선 기술력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류 확산을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의 높은 기술력과 문화를 조화시켜 문화한류와 경제한류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 한국만의 창의적 가치를 더하라.

한국산 전자제품과 자동차, 드라마, K팝(한국의 대중가요) 등이 세계적인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한국만의 색깔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잇따랐다. 쉽게 말해 선진국 모방형 아이템만으로는 한류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적 아트디렉터이자 올리비에로토스카니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올리비에로 토스카니 대표는 K팝 아이돌 스타들에 대해 "한국의 걸그룹을 보면 마치 금발의 한국인이 와 유럽인의 춤을 추는 것 같다"며 "한국인이면 한국인답게 행세해야지 절대로 미국인이나 유럽인처럼 행세하지 말 것을 권한다"고 충고했다.

(3) 의료관광 등 새 아이템 개발하라.


이번 포럼에서는 무엇보다 한류 아이템의 신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의료와 관광을 연계한 의료관광,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시킨 한류 패션, 고급화한 한류 식단을 개발해야 한다는 분석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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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석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은 "한국적 문화인 K컬처와 접목하면 다채로운 의료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세계적 디자이너 이상봉씨는 "요즘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등 수많은 나라들이 패션위크를 열고 있다"며 "자국 경제를 보호하고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패션을 통한 문화전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4) 한중일 산업체인 구축하라.

중국의 대표적 경제전문가인 왕즈러(王志樂) 중국 상무부연구원주임 겸 국가산업정책자문위원은 "한국 업체들의 기술 및 디자인, 중국 회사들의 제조업 역량 등 양국 기업들의 각자 비교우위를 지닌 능력이 결합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양국 기업 간 합작투자를 통한 제 3국 공동진출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ㆍ중ㆍ일 3국이 지금까지의 경제협력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보다 적극적인 산업계의 결속을 요청하기도 했다.

(5) 국격을 높여 한류 뒷받침하라.

한류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문화인 등 민간 부문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가 브랜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니카라과의 국가 이미지 컨설팅을 담당 중인 토스카니 대표는 "상징제품ㆍ랜드마크ㆍ민족성 등에 대한 한국만의 정체성을 제대로 디자인해 국격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6) 금융 혁신과 규제를 조화시켜라.

금융산업을 한류의 또 다른 한 축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혁신과 규제가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 경제는 투자환경이 자유로운 만큼 금융시장을 적절히 규제만 한다면 세계적 투자은행(IB)도 나타나면서 수년 안에 유럽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내다봐 주목을 받았다.

(7) 지나친 상술에 빠지지 말라.

한국의 기업이나 문화계 인사들이 한류의 성공에 도취돼 과도한 상술을 부리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의 방송인 후루야 마사유키씨는 "K팝 가수들이 높은 개런티를 요구하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온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며 "신규 팬을 개척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팬을 어떻게 더 사로잡을지가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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