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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에 나선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매년 여름 휴가철인 7~8월 출국자 수는 200만명을 넘는다.
각종 옷가지와 먹을거리들을 챙기느라 분주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건강과 관련된 준비는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여행지에 따른 특정 감염질환 등에 걸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행지별로 유행하는 질환이 다른 만큼 위험 지역 여행자라면 최소 2주 전에 의사와 상담 후 필요한 예방백신을 접종할 것을 당부한다.
◇위생 취약한 개도국 여행시 A형 간염 예방접종을=바이러스 간염에 걸리는 해외여행자 수는 콜레라의 1,000배, 장티푸스의 100배 이상으로 흔하다. 이 중 A형 간염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바이러스 간염 중 제일 흔하다. 위생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특히 감염 위험이 높지만 위생시설이 좋은 도시 지역만 여행하거나 여행 기간이 짧더라도 걸릴 수 있기 때문에 A형 간염의 발병 빈도가 높지 않은 지역(미국∙캐나다∙서유럽∙북유럽∙일본∙뉴질랜드∙호주) 이외의 나라로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A형 간염은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1만5,000여건이 발생했으며 2010년에 1군 감염병으로 지정된 요주의 질환이다. 특히 항체가 없는 20~30대 젊은층에서 발병률이 높아 2011년 국내 발생 건수 중 76%가 20~30대에서 발생했을 정도다.
따라서 젊은 여행자라면 더욱 A형 간염 예방접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최정현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백신이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면역이 생기는 것을 감안할 때 최소 출국 2주 전에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개발도상국으로 여행을 준비 중인 20~30대는 A형 간염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만큼 해당 지역으로의 여행을 계획하자마자 A형 간염 예방접종부터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는 파상풍 백신 접종 고려를=워킹홀리데이 형태로 체류하는 이들은 농장이나 육가공 공장 등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크고 작은 외상이 발생하기 쉽다. 상처가 잘 관리되지 않으면 파상풍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
파상풍은 전신의 근육이 경직돼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감염질환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상처를 통해 감염되며 큰 상처들에 비해 적절한 치료를 놓치기 쉬운 작은 상처에서 유발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들이나 스포츠 등 야외활동 계획이 있는 어학연수생이라면 출국 전에 파상풍 예방접종을 챙겨야 한다. 영∙유아 호흡기질환인 백일해도 성인층에서 발병이 늘고 있는 추세인 만큼 백일해와 파상풍을 동시에 예방해주는 티댑(Tdap) 백신 접종도 고려해볼 만하다.
최 교수는 "파상풍은 자연감염을 통해서 면역력을 얻을 수 없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방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추가 접종까지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림픽 응원 가려면 홍역 주의해야=곧 시작되는 지구촌의 축제인 올림픽 개최국인 영국에서도 지난해 1,000명, 올해 3월까지 200여명이 넘는 홍역 환자가 보고됐기 때문에 올림픽 원정 응원이나 유럽∙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지역으로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홍역 예방접종을 챙겨야 한다. 또한 지금이 겨울철인 남반구의 국가들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 중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과 임산부, 만성 질환자(당뇨, 만성 심장질환, 만성 폐질환) 등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 감염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해외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여행 준비 단계부터 질병관리본부의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http://travelinfo.cdc.go.kr) 등을 통해 여행지별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풍토병 및 감염질환 예방에 대한 준비에 나서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