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글로벌 달러약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원화의 달러 대비 절상률이 주요국 중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말과 올초 외환당국의 과도한 개입 여파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금융시장의 기조변화:달러약세와 금리상승’ 보고서에서 내년 원ㆍ달러 환율이 기간 평균 1,060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간 평균 전망치 1,152원에 비해 8.7% 절상된 것이다.
이는 엔ㆍ달러 환율 6.2%, 달러ㆍ유로 환율 5.0%, 위앤ㆍ달러 환율 3.5%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에 수출증가율이 둔화된다고 해도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는 14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며 기본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달러가 많다는 점을 첫째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강도 역시 과거와 같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두번째 이유다. 정 연구원은 이에 덧붙여 지난해와 올초 외환당국의 과도한 개입으로 반영되지 못한 원화절상 압력이 뒤늦게 한꺼번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한편 올들어 원화가치 상승률이 전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일 국제환율을 기준으로 할 때 원ㆍ달러 환율은 1,103원60전으로 지난해 말의 1,192원60전에 비해 무려 8.06% 절상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는 10개 주요국의 미국 달러화 대비 절상률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또 일본 엔화의 같은 기간 절상률인 1.18%에 비해서도 무려 6.8배에 달해 올해 원화가치 상승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올들어 달러화 대비 가치가 오른 화폐 가운데 영국 파운드화의 절상률이 4.12%로 원화에 이어 가장 높았으며 타이완 달러화 3.22%, 싱가포르 달러화 2.91%, 유로화 2.69%, 일본 엔화 1.18%, 호주 달러화 0.96% 등이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루피화는 5.84% 절하됐으며 타이 바트화와 필리핀 페소화도 달러화에 대한 가치가 각각 2.67%와 1.43%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