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들이 세계적 갑부들의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프라이빗뱅킹(PB) 사업에 '올인'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부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자산관리 시장이 함께 커지자 은행들이 잇따라 PB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부자들은 복잡한 금융기법을 동원한 자산관리 상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은행들의 PB 사업이 호황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9일자)에 따르면 스위스의 UBS는 지난 2ㆍ4분기 PB사업 실적이 50% 급증했다. PB사업 부문에 312억스위스프랑(약 24조원)의 자산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스위스은행인 크레디스위스은행 역시 PB사업부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베어스턴스의 크리스토퍼 윌러는 "PB는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2002년에서 2005년 사이 연평균 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자들을 위한 자산관리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우선 막대한 자산을 보유한 거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캡제미니와 메릴린치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자산보고서(World Wealth Report)에 따르면 금융자산 100만달러가 넘는 부자들의 수는 지난 5년간 200% 급증했다. 신흥시장인 중국, 인도, 중동 등에서 경제붐을 타고 부자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많은데 이들은 채권이나 부동산 등의 전통적인 투자기법이 아닌 복잡한 금융기법을 동원한 상품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헤지펀드, 사모펀드와 각종 파생상품들이 신흥 부자들의 선호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결국 자산관리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은행 입장에서 신흥 부자들은 더욱 매력적인 고객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PB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크레디스위스는 앞으로 중동, 싱가포르로 PB사업부를 확장시킬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유럽에서 앞으로 5년간 수백명의 PB전문가를 고용해 현재보다 인력규모를 두배로 늘려 자산규모 1,000만유로(약 12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갑부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JP모건체이스, HSBC 등 세계적인 은행들도 자신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해외 PB 사업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