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43·사진)은 자신이 주연한 영화 '엘리시움(29일 개봉)'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그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데이먼은 이 영화의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여러 층위에서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재미(entertainment)를 우선순위에 둘 수도 있고 현실 속 빈부격차를 은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계와 비교해볼 수도 있다"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리시움'은 2154년 미래를 배경으로 호화로운 우주정거장 엘리시움에 사는 계급과 황폐해진 지구에 사는 하층민의 갈등을 그린 영화다. 소수의 가진 자가 특권을 잃지 않기 위해 나머지 99%에게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혹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한 번쯤 곱씹을 만한 현실적인 주제와 특수효과 등 시각적 요소가 적절히 버무려졌다. 이 영화에서 데이먼은 엘리시움에 침투해야 하는 지구의 전사(맥스)로 열연한다.
데이먼은 하버드대 영문학도였지만 학업을 멈추고 직업배우로서 길을 걷고 있다. 절친인 벤 애플렉(배우 겸 감독)과 '굿 윌 헌팅(1997)'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며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오션스 일레븐(2001)' '본 아이덴티티(2002)'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최근 작 '비하인드 더 캔들라브라'에서는 마이클 더글러스와 함께 과감한 동성애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혹 연출(감독)에도 뜻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마치 훌륭한 영화학교를 다닌 것 마냥 지난 15년 동안 운 좋게 최고의 감독들과 작업하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며 "지난해 각본을 쓴 영화에 원래는 연출도 맡기로 돼 있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제작 및 주연만 맡았다. 되도록 빨리 연출에 도전하고 싶지만 아직 딸들 4명이 너무 어려 돌봐줘야 해 확실히 말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데이먼은 할리우드의 대표적 소셜테이너 중 한 명으로 사회적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그는 "개발도상국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비영리기관 워터닷오알지(water.org)의 공동 설립자로 제3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있다"며 "깨끗한 물이 없어 21초에 아이 한 명이 숨지고 있다.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니 많은 이들이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