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 기업 동남아 오지까지 호시탐탐

라오스 투자액 1년새 20배나 늘려

낮은 인건비·中 견제 두토끼 노려

일본 대기업들이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의 프런티어마켓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동남아 오지 국가들이 인접한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으나 일본이 최근 개발원조와 투자규모를 늘리면서 이들에 대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라오스 투자액은 4억600만달러로 전년보다 20배 가까이 늘었다. 캄보디아에도 1억2,7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베트남에 대한 일본의 원조액은 17억달러에 달한다.


한발 더 나아가 일본은 동남아 국가들의 기반시설 건설을 지원하는 등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장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가동하고 있다. 라오스가 대표적 사례로 니콘·도요타 등 대기업 8곳이 공장을 가동 중인 메콩강 유역 공업도시 사반나케트에서는 메콩강을 건너 태국으로 향하는 교량 건설과 태국 접경지역의 철도정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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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이 이들 동남아 오지 국가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인건비다. 일본무역협회에 따르면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의 월 기본급은 각각 162·137·101달러로 중국과 태국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영유권 분쟁 등 정치적으로 대립관계인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 지역에 대한 원조를 동남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방편으로 보고 있다"며 "동남아 국가의 산업이 발달하면 중국 의존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일본의 이러한 투자가 1980~1990년대 태국에 대규모 기반시설 건설자금을 지원했던 경험을 모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도 태국에 유입된 해외투자의 3분의2를 일본 자본이 차지하는 등 경제적인 영향력이 크고 정치적으로도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등으로 대립할 때 태국은 항상 일본 편을 들어왔다.

하지만 중국이 이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어 일본의 영향력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발표에 따르면 2005~2012년 중국 기업의 캄보디아 투자액은 일본 기업의 10배이며 라오스 투자액은 4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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