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논문 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황우석교수의 또 다른 연구성과로 지목되는 광우병 내성(耐性)소를 두고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황 교수팀은 2003년 12월초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복제 송아지를 개발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었다.
황 교수팀은 당시 광우병 유발인자로 알려진 `프리온(Prion) 단백질'중 생체에 축적되지 않으면서 정상기능을 하는 `프리온 변이단백질'을 과다발현시킨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시키는 방법을 통해 광우병 내성소를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황 교수팀이 당시 광우병 내성소를 탄생시켰다고 했을 때 과학계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986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광우병은 지금까지 발병 메커니즘 조차 밝혀지지않고 있다. 발병 원인도 모르고 따라서 치료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광우병에 걸리지않는 내성소를 개발했다는 게 `이론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시 황 교수가 잘 나가는 '스타 과학자'였던 탓에 드러내놓고 말은 못했지만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황 교수팀의 광우병 내성소가 실제로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지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등 광우병 발생여부를 두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고 말했다.
때문에 황 교수팀은 광우병 내성소에 대한 검증작업을 위해 일본의 한 동물 실험실에서 생체실험에 들어가기로 하고 이듬해인 2004년 3월 1마리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우병 내성소와 관련해 지금 제기되고 있는 또다른 의문은 황 교수팀이 이 연구와는 전혀 무관한 정보통신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정통부는 2001년부터 3년간 광우병 내성소 연구에 `IMT-2000 출연금' 43억원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당시 경제장관간담회에서 합의된 미래성장동력지원 방침에따라 5개 부처에 3년간 총 1천992억원을 IMT-2000 출연금으로 지원했다면서 이중 '내성소 개발'을 포함해 과기부에 지원된 383억원 규모의 과제들은 선정과 관리를 모두 과기부에서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우병 내성소는 사실상 무용지물의 연구사업으로 전락했다.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과기부는 2005년 1월말 황 교수팀의 광우병 내성소에 대해정부의 차세대 먹거리 창출사업인 대형 국가연구개발(R&D)실용화 사업대상에서 탈락시켰다. 이는 2004년 12월에 광우병 내성소를 자기부상열차 등과 함께 대형국가연구개발사업 검토대상 과제로 선정했던 정부가 스스로 정책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당시 "광우병 내성소는 일종의 유전자변형식품(GMO)으로 분류되며 GMO는 유럽 등 국제무대에서 검증절차가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광우병 내성소가 해외에서 검증을 거쳐 인증을 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인증을 받아 당장수출을 통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한 과학자는 "설사 광우병 내성소가 성공적으로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도 해외에서 이를 적극 구매할 지 여부도 불확실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팀의 광우병 내성소가 설혹 진짜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라고 판명나더라도 실용화, 산업화하기에는 회의적이라는 말이다.
이처럼 사실상 실패한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황 교수팀은 2년 전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센터와 공동 협약을 맺고 광우병 내성소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도는 최근의 황 교수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개발 연구비를 삭감해 사업규모를 축소하긴 하지만 광우병 내성소 개발연구는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또 다른 피해를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센터는 그동안 250여개의 수정란을 이식했지만 7마리에서 임신 가능성을 관찰했을 뿐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