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
`새로운 성장동력` `스타기업의 산실`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겠지만 `버블` `불공정`과 같은 부정적인 인상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한때 `한국경제의 희망`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최근 들어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다.
코스닥의 실망스런 모습에는 세계 유례를 찾기 힘든 낮은 수준의 주가지수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의 경우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거래소조차도 대부분 네자릿수(1,000대)의 지수를 가지고 있다. 두자릿수의 코스닥과 비교할 때 너무 큰 괴리가 존재한다.
왜 우리 코스닥의 지수는 이렇게 낮을까. 지수체계에 어떤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사실 현행 코스닥 지수는 크게 두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문제는 앞서 언급한 국제비교가 어려울 정도의 낮은 지수단위다. 이는 다른 원인도 있겠지만 지난 96년 최초로 기준지수를 도입할 때 글로벌 추세(기준지수 1,000 이상)가 아닌 100에서 출발한 데서 비롯된 바가 크다. 실제 90년대 중반 이후 발표된 국내외 지수는 대부분 1,000 이상을 기준으로 발표됐다.
너무 낮은 지수단위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코스닥이 실제보다 폄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회의에서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코스닥은 지수가 왜 그리 낮은가`라고 질문하는 외국인 때문에 난처한 적도 있었다. 다른 거래소와 괴리도 크다 보니 상호비교는 물론 지수의 변동도 체감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또 다른 문제는 우량기업의 주가흐름을 정확히 반영하고 따라서 높은 상품성을 지닌 대표지수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행 종합지수는 시장을 전체적이고 평균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 다만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우량종목의 주가 움직임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데 그 한계가 있다. 규모 위주의 코스닥 50지수도 한계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의 시장 특징 중 하나는 기업실적 및 주가차별화의 심화이며 부침이 심한 코스닥은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그 결과 우량기업의 주가가 상승해도 부실기업의 하락에 상쇄돼 지수는 박스권에 머물 수밖에 없다. 지수가 투자자의 관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니 상품성이 당연히 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코스닥은 종합적이고 전면적인 지수체계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오늘부터 기준지수가 100에서 1,000으로 상향된다. 기준지수의 상향은 두자리 숫자의 이른바 `착시현상`을 없애 시장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을 주리라 기대된다. 지수의 절대수치가 다른 시장에 근접함으로써 비교가능성도 높아지고 투자자도 편하게 느낄 것이다. 비용부담 없이 국제 정합성을 제고하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수 상향보다는 신뢰회복과 같은 근본적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옳은 지적이다. 물론 지수 상향과 함께 코스닥시장의 질적 개선 노력도 꾸준히 지속될 것이다.
개편의 다른 하나는 종합지수와 함께 발표될 `스타지수`다. 스타지수는 투자자에게 우량기업이 좀더 쉽게 부각되도록 재무안정성ㆍ경영투명성 및 대표성이 뛰어난 30개 기업으로 설계됐다. 관심이 높은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만큼 ETFㆍELS 같은 신상품 개발 촉진은 물론 선물도 활성화되는 등 높은 상품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투자자가 코스닥의 우량종목을 판단하기 쉬워지고 그만큼 실제 투자로 이어져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대부분의 선진증시도 우량종목 위주의 대표지수를 함께 발표하고 있다. 파생상품의 기초지수는 투자성이 높은 대표지수를 이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좋은 증권시장이란 우량한 기업이 많이 등록돼 좋은 실적을 거두고 주가에 제대로 반영됨으로써 투자자가 많이 찾는 시장이다. 지수체계 개편은 `좋은 증권시장`이 되기 위해 코스닥시장이 새해 처음 내딛는 의욕 찬 발걸음이다.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코스닥이 외피와 함께 내실도 탄탄한 증권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해와 격려의 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호주 코스닥증권시장 사장 >